마켓인사이트 1월7일 오후 2시


경기 포천 가산노블리제CC. 한경DB
경기 포천 가산노블리제CC. 한경DB
경기 포천 가산노블리제CC(27홀)의 입회금(분양대금)을 출자전환했던 회원 508명이 유진기업을 상대로 검찰에 조사를 요청하고 각종 소송을 전개하는 법적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했지만 주채권자이자 가산노블리제를 시공한 유진기업이 골프장을 싸게 인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협상을 거부, 주주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산노블리제를 인수하기로 한 유진기업은 오는 10일 잔금을 낼 예정이다.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골프장 사업자 명의 변경이 이뤄지면 회원 508명은 입회금 1680억원을 모두 날리게 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산노블리제 회원들은 전날 오후 8시 골프장 시행사 코리핸랜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진기업과 전면전을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유진기업이 가산노블리제를 부실 공사했고, 공사비(920억원)를 과다지출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청와대 검찰청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또 유진기업이 잔금 납부를 마치고 포천시에 골프장 사업자 명의 변경 등을 신청하면 이에 맞서 명의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도 내기로 했다.

한 회원은 “채권자인 유진기업이 가산노블리제 골프장을 싸게 인수하기 위해 주주들과의 채무 변제 협의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켓인사이트] 가산노블리제 '주인 가리기',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나
2010년 4월 회원제로 개장한 가산노블리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패에다 오너의 횡령·배임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2011년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회원들은 ‘대중제(퍼블릭) 전환’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에 동의, 입회금 1680억원 전액을 출자전환해 코리핸랜드 지분 87%를 보유하게 됐다.

회원들은 직접 경영에 나서기로 했지만 유진기업에 대한 채무 475억원을 변제 기간인 작년 7월까지 갚지 못하면서 일이 꼬였다. 이후 주도권은 유진기업으로 넘어갔다. 회원들은 8월 유진기업의 100억~2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참여를 전제로 한 채무변제 계획을 두 차례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유진기업은 KB부동산신탁을 통해 공매처분에 들어갔고 직접 낙찰받았다. 작년 11월 자회사 유진로텍을 내세워 가산노블리제 부동산 일체를 629억원에 직접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유진로텍의 낙찰 이후 회원들은 MG손해보험과 메리츠종금증권의 대출 확약을 받고 지난달 후순위채 참여 없는 채무상환 계획을 유진기업에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법원이 회생계획안에 정한 기한을 넘기면서까지 채무 변제를 기다렸지만 주주회원들이 책임있는 문서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11월 골프장 공매 절차가 완료된 이후에도 채무 변제를 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투자확약서 등 이를 보증할 만한 문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골프장 운영위원들에게 새로운 채무 변제안을 제시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기업은 골프장을 정상화한 뒤 지속적으로 운영할지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진형/한은구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