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37만대를 팔아 전년 대비 2%(3만여대) 감소했다. 지난해 15만대를 돌파하면서 20% 성장한 수입차가 나머지 고객을 고스란히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내수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 목표를 합산하면 약 145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17만4000대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KAMA, KAIDA 제공)
올해 내수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 목표를 합산하면 약 145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17만4000대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KAMA, KAIDA 제공)
올해도 연간 150만대가 팔리는 내수 시장을 놓고 국산·수입차 간의 판매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14년도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는 158만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은 한정돼 있지만 업체별로 새해 사업계획을 보면 성장하는 한 해로 잡고 있다"며 "결국 고객 유치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작년보다 4%, 기아차 5% 더 팔겠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55만대를 팔아 전년 대비 6% 성장세를 올렸다. 하지만 내수 시장만 놓고 보면 4.4% 쪼그라들었다. 한국GM, 쌍용, 르노삼성 등 후발 주자들의 판매량이 모조리 늘어난 데다 수입차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로 안방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목표로 잡은 내수 판매량은 116만2000대로 전년 대비 5.7%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64만대를 팔아 전년 보다 4% 감소한 현대차는 68만2000대 판매 목표를 설정했다. 전년 대비 14% 감소한 쏘나타의 신형 모델 투입과 고급 세단 제네시스 등 신차 교체 수요를 통해 판매 일부를 회복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45만80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5% 감소한 기아차는 2012년과 동일한 수준인 48만대로 재조정했다. 카니발, 쏘렌토 등 주력 차종의 신차 교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작년보다 3만대 더 늘려 잡은 것이다.

다만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형 카렌스가 월 판매대수 1000대에도 못미치는 등 상업적으로 실패한 탓에 신차 마케팅 짜기가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 한국GM·쌍용·르노삼성 '성장 목표'

한국GM은 내수 점유율 두자릿수 달성을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의 경우 15만대를 넘기면서 3.7% 성장했지만 9.8% 점유율을 기록, 10% 달성에는 못 미쳤기 때문. 특히 수입차 보다 적게 팔리면서 내수판매 순위는 현대차, 기아차, 수입차, 한국GM 서열로 재편됐다.

올해는 중형 세단 말리부 등 일부 차종의 디젤 라인업을 투입해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이지만 동급 경쟁 차종이 많아 큰 수요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행히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하반기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막바지 점유율 확보에 한숨을 놓았다.

내수 6만4000여대를 팔면서 2002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한 쌍용차는 새해 별다른 신차는 없지만 8%가량(6만9000대) 늘려 잡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웃도어 열풍이 이어지고 세단에서 SUV로 넘어오는 고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도 연간 1만대 판매목표를 밝힌 신차 QM3를 내세워 꼴찌 탈출 등 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 수입차 올해는 10% 성장 전망


지난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총 15만6497대로 전년 대비 19.6% 성장했다. 독일차가 63%, 디젤 차량이 절반을 장악하면서 수입차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약 10% 더 성장할 것으로 수입차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014년 수입차 판매 전망치를 전년 대비 10% 늘어난 17만4000대로 전망했다.

주요 업체들도 판매 실적을 높게 잡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년보다 17% 늘어난 3만대, 아우디코리아는 10% 늘어난 2만2000대, 한국닛산은 40% 이상 증가한 6000대를 팔 계획이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주요 신차가 작년보다 적은 데다 신규 브랜드 진출이 없어 10% 성장으로 전년보다 낮춰 잡았다"며 "국산차와 엇비슷한 세그먼트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