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이 6·4 지방선거 필승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승패 분수령이 될 주요 지역에 내세울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서다. 양당에선 ‘중진차출론’ ‘외부영입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방선거 인물난…與 수도권·野 호남 '필승카드' 고심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 탈환·수도권 사수’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정작 이 지역에서 극심한 인물난을 겪고 있다. 잠재 후보군이 넘치는 영남 지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현 시장의 대항마로 7선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사양하는 분위기다. 급기야 친박(박근혜)계인 권영세 주중 대사의 차출론까지 나오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천타천으로 권 대사를 소환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중진차출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권 도전을 위해 불출마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에게 3선 도전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우여 대표와 5선인 남경필 의원도 각각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본인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혜훈 최고위원, 4선의 원유철 의원 등 이미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들의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재선을 막기 위해 이인제 의원 차출설도 돌고 있다.

지방선거 인물난…與 수도권·野 호남 '필승카드' 고심
민주당은 ‘안철수 바람’에 맞서 호남을 지키기 위한 승부수에 고심하고 있다. 거물급을 내세워 확실한 승리를 따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9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도당 신년 하례식에서 “호남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안철수 신당과 연대해야 겠지만 호남 세 지역은 한 곳이라도 패배하면 정권교체의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며 “필승할 수 있는 최상의 후보를 현명한 방법으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에 앞서 전남지사로는 자신이, 광주시장과 전북지사에는 각각 이용섭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의 차출설이 나온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남지사 출마를 오랜 기간 준비해온 이낙연 의원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논평 자료에서 “일각에서 말하는 중진차출론은 옳지도 않고, 당에 도움을 주지도 못한다”며 “지도부의 전략공천, 밀실공천은 안철수 세력의 이른바 새정치의 명분을 도와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호/이호기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