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증시가 9일(현지시간)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 전망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45% 하락한 6,691.34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30 지수는 0.80% 밀린 9421.61에, 프랑스 CAC40 지수 역시 0.84% 내린 4225.14로 각각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50 지수는 0.46% 떨어진 3089.80을 기록했다.

ECB가 이날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유럽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금리를 상당기간 현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유지하겠다”며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금융 시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해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자산시장 거품 위험이 주목받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한 것도 유럽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프랑스 화학업체 아르케마는 지난해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 3.2% 떨어졌다. 런던 증시에서는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이 실적부진 우려로 7.5% 급락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