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선진화 방안 발표에 들썩이던 증권주 분위기가 하루 만에 달라졌다.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한국거래소는 9일 자본시장 활력과 거래소 도약을 위한 '거래소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거래시간 연장과 증권 거래세 감면, 주식외 시장 신설 및 활성화 등이 골자다.

선진화 방안이 발표 후 증권업계에선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지난해 최악의 불황을 경험한 증권사들은 이번 방안이 업황 회복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0일 증권업종 주가는 하락했다. 오전 10시34분 현재 한화투자증권(-2.87%) SK증권(-2.39%) 유진투자증권(-1.89%) 현대증권(-1.71%), 대신증권(-1.70%) 등이 1~2% 떨어졌다.

지나친 기대는 금물

이날 증권업계는 선진화 방안에 대해 증권주의 투자심리를 일부 호전시키는 수준이린 분석을 내놨다.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위해선 시황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측면에선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시간 연장시 단기적으로는 거래대금이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론 거래밀도의 감소로 인해 소폭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안이 확정적으로 시행된 것이 아니어서 파급 효과를 단정하기 쉽지 않다" 며 "중장기적 과제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또 "규제 완화는 증권사 실적 과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좋은 날' 올까…키움·대우증권 주목

선진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거래시간 연장'에 주목했다. 거래대금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이태경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거래대금이 단기적으로 증가한다" 며 "외국 사례를 조사한 결과 거래시간 연장 한달 후 글로벌 평균 대비 거래대금이 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세 감면과 파생거래세 도입 유보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박진형 연구원은 "거래세 감면은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확대와 개인자금의 증시 유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거래소 지분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들의 상장차익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혜주로는 키움증권과 대우증권을 꼽았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위탁 시장점유율(MS)이 높고 단타매매 투자자(데이 트레이더)의 활용도가 집중돼 수혜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