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만원대 3000가지 상품구색…옷값 동대문보다 싸다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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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히든챔피언 (4) 구리전통시장 '모아의류'
30년간 옷장사 '노하우'…거래처와 가격협상 유리
365일 연중무휴 영업 고수…언제와도 열린 가게 인식
2년 넘게 판촉행사 꾸준…고객층 넓히는 원동력
30년간 옷장사 '노하우'…거래처와 가격협상 유리
365일 연중무휴 영업 고수…언제와도 열린 가게 인식
2년 넘게 판촉행사 꾸준…고객층 넓히는 원동력
경기 구리시 수택동에 있는 구리전통시장의 모아의류. 구리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모두가 이곳을 안다. 메인통로 한가운데 429㎡(130평) 크기로 자리 잡고 있으니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하다. 마치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의 기획상품전처럼 수천 벌의 옷이 걸려 있는 것은 일반 전통시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백화점식 마케팅
이규봉 사장(51)이 모아의류를 인수한 것은 2011년이다. 크기만 했지 특색이 없던 매장을 뜯어고친 게 그가 한 첫 번째 일이다. 바닥과 벽, 천장을 깔끔하게 바꾸고 낡은 냉난방 시설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전등도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로 전부 바꿨다. “백화점 매장처럼 쾌적해야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상품 구색도 바꿨다. 여성복 일색이던 상품 구색에서 탈피해 10대와 20대들이 선호하는 남성복 캐주얼을 보강했다. 예전에 못보던 70대 노인들의 외출복, 아웃도어, 신사복 등도 대거 등장했다. 10대부터 70대까지를 아우르는 종합의류 매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상품 가짓수도 1000여가지에서 3000여가지로 3배 늘렸다. 전통시장에서 옷을 잘 사지 않는 10대와 20대 남자 옷을 투입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2012년 이후 한 달 평균 매출이 2억원을 돌파해 이전의 2배 수준으로 올라섰다.
물론 하드웨어만 바꾸는 것으로 이런 성과가 난 것은 아니다. 철저한 고객중심의 마케팅이 뒷받침됐다. 예를 들어 모아의류는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다. 연중무휴로 명절 때도 점포 문을 연다. 직원들은 다 휴가를 보내고, 식구들이 가게로 총출동한다. 평소 오전 9시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데, 명절만 밤 12시30분에 문을 여는 게 다를 뿐이다. 이 사장은 “고객들에게 언제 와도 문을 여는 가게란 인식을 뿌리내리기 위해 연중무휴 영업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시장에 들어온 뒤 쉬지 않고 벌이는 마케팅 행사는 다른 상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여름과 겨울에는 여지없이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내걸고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다. 12월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떡국을 제공한다.
설을 앞두고 열흘간은 전 고객에게 양말을 제공하는 사은품행사도 연다. 2년 넘도록 꾸준히 벌인 판촉행사는 고객층을 넓히는 동력이 됐다. “깔끔하고 산뜻한 매장에 다양한 상품을 들여 놓으면서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매장으로 변신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서울까지 입소문
모아의류의 특징 중 하나는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1만원대부터 3만원대까지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30년 넘게 동대문시장에서 의류 도매업을 한 이 사장의 경력이 도움이 됐다. 질 좋은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가격을 낮춘 것. 3만원 이하 제품으로 10대부터 70대까지 만족시키는 상품을 갖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월 매출이 꾸준히 2억원을 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 사장은 “여성복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남성과 노인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찾는 남자 고객이 늘어났다. 그는 “남성 캐주얼을 사러 온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동대문시장보다 더 싸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좋은 제품을 싸게 들여올 수 있었던 것은 의류산업에 정통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단이나 원부자재 가격을 감안한 원가구조를 잘 알고 있어 가격협상 때 다른 소매상보다 적어도 10% 이상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며 “옷값이 싸다는 입소문이 퍼져 고객층이 구리, 남양주뿐만 아니라 서울 상봉동, 망우동까지 넓은 지역에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접객 방법은 ‘자유방임주의’다. 최대한 손님이 자유롭게 옷을 고를 수 있도록 해주고, 도움을 요청할 때만 슬쩍 조언해준다. 예를 들어 색상이나 디자인, 사이즈를 골라달라고 할 때 마음에 들 만한 옷을 골라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식이다. “손님들이 충분히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자꾸 옆에서 이야기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홍기 상인회장은 “여느 전통시장과 달리 구리시장은 의류가게들이 손님을 끌어들이는 전위대 역할을 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 사장은 목민봉사회에 회원으로 참여해 작년에 사회취약계층에 의류 800점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백화점식 마케팅
이규봉 사장(51)이 모아의류를 인수한 것은 2011년이다. 크기만 했지 특색이 없던 매장을 뜯어고친 게 그가 한 첫 번째 일이다. 바닥과 벽, 천장을 깔끔하게 바꾸고 낡은 냉난방 시설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전등도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로 전부 바꿨다. “백화점 매장처럼 쾌적해야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상품 구색도 바꿨다. 여성복 일색이던 상품 구색에서 탈피해 10대와 20대들이 선호하는 남성복 캐주얼을 보강했다. 예전에 못보던 70대 노인들의 외출복, 아웃도어, 신사복 등도 대거 등장했다. 10대부터 70대까지를 아우르는 종합의류 매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상품 가짓수도 1000여가지에서 3000여가지로 3배 늘렸다. 전통시장에서 옷을 잘 사지 않는 10대와 20대 남자 옷을 투입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2012년 이후 한 달 평균 매출이 2억원을 돌파해 이전의 2배 수준으로 올라섰다.
물론 하드웨어만 바꾸는 것으로 이런 성과가 난 것은 아니다. 철저한 고객중심의 마케팅이 뒷받침됐다. 예를 들어 모아의류는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다. 연중무휴로 명절 때도 점포 문을 연다. 직원들은 다 휴가를 보내고, 식구들이 가게로 총출동한다. 평소 오전 9시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데, 명절만 밤 12시30분에 문을 여는 게 다를 뿐이다. 이 사장은 “고객들에게 언제 와도 문을 여는 가게란 인식을 뿌리내리기 위해 연중무휴 영업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시장에 들어온 뒤 쉬지 않고 벌이는 마케팅 행사는 다른 상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여름과 겨울에는 여지없이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내걸고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다. 12월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떡국을 제공한다.
설을 앞두고 열흘간은 전 고객에게 양말을 제공하는 사은품행사도 연다. 2년 넘도록 꾸준히 벌인 판촉행사는 고객층을 넓히는 동력이 됐다. “깔끔하고 산뜻한 매장에 다양한 상품을 들여 놓으면서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매장으로 변신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서울까지 입소문
모아의류의 특징 중 하나는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1만원대부터 3만원대까지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30년 넘게 동대문시장에서 의류 도매업을 한 이 사장의 경력이 도움이 됐다. 질 좋은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가격을 낮춘 것. 3만원 이하 제품으로 10대부터 70대까지 만족시키는 상품을 갖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월 매출이 꾸준히 2억원을 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 사장은 “여성복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남성과 노인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찾는 남자 고객이 늘어났다. 그는 “남성 캐주얼을 사러 온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동대문시장보다 더 싸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좋은 제품을 싸게 들여올 수 있었던 것은 의류산업에 정통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단이나 원부자재 가격을 감안한 원가구조를 잘 알고 있어 가격협상 때 다른 소매상보다 적어도 10% 이상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며 “옷값이 싸다는 입소문이 퍼져 고객층이 구리, 남양주뿐만 아니라 서울 상봉동, 망우동까지 넓은 지역에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접객 방법은 ‘자유방임주의’다. 최대한 손님이 자유롭게 옷을 고를 수 있도록 해주고, 도움을 요청할 때만 슬쩍 조언해준다. 예를 들어 색상이나 디자인, 사이즈를 골라달라고 할 때 마음에 들 만한 옷을 골라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식이다. “손님들이 충분히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자꾸 옆에서 이야기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홍기 상인회장은 “여느 전통시장과 달리 구리시장은 의류가게들이 손님을 끌어들이는 전위대 역할을 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 사장은 목민봉사회에 회원으로 참여해 작년에 사회취약계층에 의류 800점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