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생각하지 못한 시간·장소·방법으로 싸워라"…'3不 전략'에 푹 빠진 최신원 SKC 회장
“중국 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최신원 SKC 회장(사진)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4’ 현장에서 “베끼기에 주력해온 중국 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부스뿐 아니라 일본·중국 업체의 전시장을 두루 둘러봤다.

그는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게 기업인 만큼 전자재료 무기소재 이종필름 등 신규 성장엔진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SKC는 세계 광학용 필름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1위인 회사다. 초고화질(UHD) TV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기기 등 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필름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최 회장은 1980년대 중반 (주)선경에서 전자담당 부장을 맡아 미국지사 근무 때부터 매년 CES 전시장을 찾고 있다. 그는 “올해 미국 경기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며 “다만 중국을 거쳐 그 기운이 한국에 도달하려면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올해 변수로 환율을 꼽았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를 견디기 위해 올해 원가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수원 천안 등 지방 공장을 돌며 “임직원 모두가 1인 3역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최 회장은 요즘 ‘3불 전략’이란 책을 읽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사망한 베트남 전쟁의 영웅 보 구엔 지압 장군의 전략을 경영에 접목시켜 풀어낸 책이다. 최 회장은 “적이 생각하지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적과 싸우는 방법이 관건”이라며 “승리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만이 살 길이라는 메시지가 와 닿는다“고 말했다.

올해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상무도 임원으로 승진해 SKC 기업문화본부에서 최 회장을 돕는다.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MBA(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합류한 최 상무는 SK가(家) 3세 중 유일하게 회사에 적을 두고 있다. 최 회장은 3세 경영 본격화에 대해선 “아직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라스베이거스=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