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펀드 수익률 100% 등장…문화콘텐츠 투자 붐, 한투파트너스·키움, 200억~300억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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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창투사들 영화·드라마 등 펀드에 신규진입
'신성장·고수익 산업' 공감…중소업체들도 관심
'신성장·고수익 산업' 공감…중소업체들도 관심
#1. 1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캐피탈원은 지난해 ‘7번방의 선물’ ‘숨바꼭질’ ‘감시자들’ 등에 이어 흥행 질주 중인 ‘변호인’까지 140억원을 투자했다. 이들 영화는 모두 500만명 이상을 모아 대박을 거뒀다. 펀드운용자인 송승엽 부장은 12일 “지난 한 해 동안 10개 작품에 투자해 평가 수익률이 100%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2. 국내 최대인 18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 4개를 운용하고 있는 유니온창투는 지난해 25개 영화에 투자해 7.7%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12일 잠정 집계했다. ‘베를린’ ‘연애의 온도’ 등에서 수익을 냈지만, ‘미스터고’ ‘사이코메트리’ 등으로 손실을 봤다. 이 회사가 운용 중인 1200억원 규모의 ‘글로벌펀드’에서는 ‘설국열차’에 13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서만 90%를 회수했고 해외 개봉이 이뤄지면서 추가로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률 7.7%는 2012년 수익률 11%보다 낮아진 것이지만 올해에는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정산에 반영되는 ‘관상’에는 6억원을 투입해 18억원을, ‘더테러라이브’에는 5억원을 투입해 15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영화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영화펀드에 흑자시대가 본격 열렸다. 2000년 첫 도입된 후 10여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영화펀드가 2012년 13%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오는 5월께 최종 집계가 이뤄진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펀드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5259억원 규모, 41개가 결성됐다. 펀드 자금 중 정부가 22%를 출자했고, 나머지 78%를 민간자금으로 채웠다. 초창기 펀드는 운용 미숙으로 수익률이 2008년에 -43%까지 떨어지는 등 돈 벌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2012년부터 2년 연속 관객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연간 관객 수가 사상 최초로 2억명을 넘어섰고, 500만명 이상 영화도 9편이나 나오는 등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배급사와 극장 간 흥행수익 배분율이 5 대 5에서 5.5 대 4.5로 상향 조정된 것도 투자자 측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 같은 호황을 이끈 배경에는 영화펀드의 역할이 컸다. 전문성을 보유한 심사역들이 늘면서 톱스타 중심으로 투자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시나리오·배우·감독·제작자·개봉시기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수익률 톱10’ 영화들이 제작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예상 밖의 흥행을 일궈낸 게 단적인 예다. ‘7번방의 선물’의 경우, 이환경 감독의 전작 ‘챔피언’ 등이 흥행에 실패했고, 티켓파워를 지닌 배우도 출연하지 않아 투자부터 제작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주연인 류승룡은 이 작품에 출연할 당시만 해도 제1주연의 상대역이거나 조연급이었다. ‘늑대소년’ ‘숨바꼭질’ ‘건축학개론’ 등도 당시로서는 검증되지 않은 배우와 감독들이 참여했다. 예전 같으면 제작비를 조달하기 어려웠을 것이지만 다른 여건들이 좋아져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영화투자는 투자에서 회수까지 1년이면 충분하다. 기간 개념을 포함하면 수익률이 상장이나 인수합병(M&A) 등으로 회수에 3~7년이 걸리는 다른 분야보다 높다”고 말했다.
국내 메이저 벤처캐피털들도 영화펀드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문화 콘텐츠 및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새롭게 결성하거나, 문화 콘텐츠 투자팀을 신설한 벤처캐피털은 KTB네트워크 키움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세 곳이다.
KTB네트워크는 작년 9월 총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고,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 영화 예술 등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초 문화콘텐츠 투자팀을 신설하고 1분기 중으로 200억~300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 투자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수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전담팀을 신설했다”며 “단순 콘텐츠 투자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타업종과의 접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오동혁 기자 yoojh@hankyung.com
#2. 국내 최대인 18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 4개를 운용하고 있는 유니온창투는 지난해 25개 영화에 투자해 7.7%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12일 잠정 집계했다. ‘베를린’ ‘연애의 온도’ 등에서 수익을 냈지만, ‘미스터고’ ‘사이코메트리’ 등으로 손실을 봤다. 이 회사가 운용 중인 1200억원 규모의 ‘글로벌펀드’에서는 ‘설국열차’에 13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서만 90%를 회수했고 해외 개봉이 이뤄지면서 추가로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률 7.7%는 2012년 수익률 11%보다 낮아진 것이지만 올해에는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정산에 반영되는 ‘관상’에는 6억원을 투입해 18억원을, ‘더테러라이브’에는 5억원을 투입해 15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영화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영화펀드에 흑자시대가 본격 열렸다. 2000년 첫 도입된 후 10여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영화펀드가 2012년 13%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오는 5월께 최종 집계가 이뤄진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펀드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5259억원 규모, 41개가 결성됐다. 펀드 자금 중 정부가 22%를 출자했고, 나머지 78%를 민간자금으로 채웠다. 초창기 펀드는 운용 미숙으로 수익률이 2008년에 -43%까지 떨어지는 등 돈 벌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2012년부터 2년 연속 관객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연간 관객 수가 사상 최초로 2억명을 넘어섰고, 500만명 이상 영화도 9편이나 나오는 등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배급사와 극장 간 흥행수익 배분율이 5 대 5에서 5.5 대 4.5로 상향 조정된 것도 투자자 측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 같은 호황을 이끈 배경에는 영화펀드의 역할이 컸다. 전문성을 보유한 심사역들이 늘면서 톱스타 중심으로 투자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시나리오·배우·감독·제작자·개봉시기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수익률 톱10’ 영화들이 제작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예상 밖의 흥행을 일궈낸 게 단적인 예다. ‘7번방의 선물’의 경우, 이환경 감독의 전작 ‘챔피언’ 등이 흥행에 실패했고, 티켓파워를 지닌 배우도 출연하지 않아 투자부터 제작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주연인 류승룡은 이 작품에 출연할 당시만 해도 제1주연의 상대역이거나 조연급이었다. ‘늑대소년’ ‘숨바꼭질’ ‘건축학개론’ 등도 당시로서는 검증되지 않은 배우와 감독들이 참여했다. 예전 같으면 제작비를 조달하기 어려웠을 것이지만 다른 여건들이 좋아져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영화투자는 투자에서 회수까지 1년이면 충분하다. 기간 개념을 포함하면 수익률이 상장이나 인수합병(M&A) 등으로 회수에 3~7년이 걸리는 다른 분야보다 높다”고 말했다.
국내 메이저 벤처캐피털들도 영화펀드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문화 콘텐츠 및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새롭게 결성하거나, 문화 콘텐츠 투자팀을 신설한 벤처캐피털은 KTB네트워크 키움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세 곳이다.
KTB네트워크는 작년 9월 총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고,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 영화 예술 등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초 문화콘텐츠 투자팀을 신설하고 1분기 중으로 200억~300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 투자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수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전담팀을 신설했다”며 “단순 콘텐츠 투자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타업종과의 접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오동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