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코리아 그랜드세일'…기껏해야 10% '찔끔 할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탈출! 저성장 - 3만달러 넘어 4만달러로 (4) '글로벌 쇼퍼' 유치전략 세워라
멀고 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멀고 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위원회가 운영하는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내려받은 할인쿠폰을 참여 업체에 제시하면 할인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전통시장, 공연장 등 대다수 참가 업체의 할인 혜택은 행사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롯데백화점은 일부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별 할인을 해주지만 할인폭(10~30%)이 낮아 외국 관광객 방문이 저조한 상황이다. 또 정기세일 기간과 겹치면서 할인폭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롯데 관계자는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가 시작된 첫 주말(4~5일) 매출은 전년 첫 주말과 비교해 0.8%가량 증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코리아그랜드세일 참여 업체가 제시한 할인가가 내국인 이용료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A렌터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 홈페이지에서 45%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평일 이 쿠폰을 이용하면 하루 8만5000원에 중형차인 K5를 빌릴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업체에서 내국인이 빌릴 경우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오히려 그보다 낮은 8만2500원이다.
인천공항~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도 마찬가지다. 한국방문위원회는 관광객이 공항철도 할인쿠폰을 제시하면 정규운임(1만4500원)의 절반 이하인 6900원만 내면 된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인천공항~서울역 노선의 운임은 8000원으로 이미 낮춰진 상황이고,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아니어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비행기 티켓을 제시하면 6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덕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전통 재래시장도 한국의 ‘덤’ 문화를 알리겠다며 이 행사에 참가했지만 대부분의 상인은 행사의 취지나 목적도 모르고 있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쇼핑가방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상인들의 참여율은 낮다. 광장시장에서 비빔밥집을 운영하는 신경숙 씨(72)는 “이 행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행사 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는 없다”며 “오히려 신년이 되고 난 뒤 일본인 관광객이 줄면서 걱정만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쇼퍼 유치를 위해선 개별 관광객 수요에 맞는 한국만의 특화된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콩은 관광 비수기인 7~9월 2개월간 ‘홍콩 쇼핑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홍콩 전 지역 쇼핑센터 약 8000개 업체가 참여하고, 할인율도 70% 이상이다.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유적관광과도 적극 연계해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홍콩의 메가 세일처럼 한국만의 쇼핑 브랜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강진규 기자 duter@hankyung.com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전통시장, 공연장 등 대다수 참가 업체의 할인 혜택은 행사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롯데백화점은 일부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별 할인을 해주지만 할인폭(10~30%)이 낮아 외국 관광객 방문이 저조한 상황이다. 또 정기세일 기간과 겹치면서 할인폭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롯데 관계자는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가 시작된 첫 주말(4~5일) 매출은 전년 첫 주말과 비교해 0.8%가량 증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코리아그랜드세일 참여 업체가 제시한 할인가가 내국인 이용료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A렌터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 홈페이지에서 45%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평일 이 쿠폰을 이용하면 하루 8만5000원에 중형차인 K5를 빌릴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업체에서 내국인이 빌릴 경우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오히려 그보다 낮은 8만2500원이다.
인천공항~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도 마찬가지다. 한국방문위원회는 관광객이 공항철도 할인쿠폰을 제시하면 정규운임(1만4500원)의 절반 이하인 6900원만 내면 된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인천공항~서울역 노선의 운임은 8000원으로 이미 낮춰진 상황이고,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아니어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비행기 티켓을 제시하면 6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덕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전통 재래시장도 한국의 ‘덤’ 문화를 알리겠다며 이 행사에 참가했지만 대부분의 상인은 행사의 취지나 목적도 모르고 있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쇼핑가방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상인들의 참여율은 낮다. 광장시장에서 비빔밥집을 운영하는 신경숙 씨(72)는 “이 행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행사 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는 없다”며 “오히려 신년이 되고 난 뒤 일본인 관광객이 줄면서 걱정만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쇼퍼 유치를 위해선 개별 관광객 수요에 맞는 한국만의 특화된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콩은 관광 비수기인 7~9월 2개월간 ‘홍콩 쇼핑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홍콩 전 지역 쇼핑센터 약 8000개 업체가 참여하고, 할인율도 70% 이상이다.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유적관광과도 적극 연계해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홍콩의 메가 세일처럼 한국만의 쇼핑 브랜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강진규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