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삼성, 대졸신입 2013년 수준 채용…현대차, 발굴형 채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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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채용팀에게 듣는다
LG, 전세계서 숨은 인재 리쿠르팅 "태도·성과·팀워크 중시"
SK, 채용 규모는 2013년과 비슷 "스펙보다 일 잘하는 인재"
LG, 전세계서 숨은 인재 리쿠르팅 "태도·성과·팀워크 중시"
SK, 채용 규모는 2013년과 비슷 "스펙보다 일 잘하는 인재"
지난해 하반기 25개 계열사에서 5500명을 뽑은 삼성그룹에 10만명이 넘는 취업준비생이 몰렸다. 삼성그룹과 입사 선호도 선두를 다투는 현대자동차그룹에도 10만명 가까이 지원했다. 삼성·현대차로 지원자들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삼성 고시’, ‘현차 고시’란 말까지 나오게 됐다. 대기업 입사가 국가고시 못지않게 힘들어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의 취업포털 한경잡앤스토리는 새해를 맞아 4대 그룹 채용팀으로부터 ‘탐나는 인재’와 신입사원 채용전망, 입사팁에 대해 들어봤다.
○삼성 “신입공채 35%는 지방대”
삼성그룹은 최근 5년간 신입사원 공채(3급)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있다. 2009년 6500명에서 2010년엔 8000명, 2011~2013년엔 9000명씩 뽑았다. 올해 정확한 공채 규모는 이달 말이나 2월 초에 확정될 예정이나, 삼성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이 찾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김태우 삼성전자 채용담당 부장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적 사고와 통찰력으로 첨단 정보기술(IT)을 이끌 창의적 인재가 삼성이 찾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면접에서 업종별, 직군별 특화된 방식을 새로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디자인직군과 제일기획 광고직은 실기 테스트를 통해 디자인과 제작 역량을 평가하고, 소프트웨어직군은 프로그램 코딩 시험을 채용과정에 도입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직무역량 면접을 하루 또는 1박2일로 확대해 영업직군에 필요한 역량과 열정, 협동심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은 2012년부터 ‘함께 가는 열린채용’을 도입했다. 삼성은 ‘지방대 출신 35% 이상 채용’ 가이드라인을 정하면서 지방대(KAIST, 포스텍 제외) 출신 입사자가 부쩍 늘었다. 2009~2010년에는 지방대 출신이 25~27%였지만 2012년엔 대졸 공채사원 9000명 중 35%가 지방대 출신이었다.
삼성은 올해도 ‘지방대 35%’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방의 우수 인재를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도 지방대 출신과 저소득층 채용에 일정 비율 할당을 통해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공채 줄이고 발굴형 채널 확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재 발굴을 위해 다양한 채용활동을 펼쳤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대표되는 장기 인성평가 시스템 ‘The H’, 현대차 인적성문제에 등장한 ‘역사 에세이’, 취준생들의 직접투표로 채용설명회를 연 ‘전국구 채용설명회’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채 채널만으로는 글로벌 인재 확보에 한계를 느꼈다”며 “올해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채용을 늘리고 공채 비중은 점차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글로벌 인재 핵심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인적성시험 ‘역사 에세이’와 관련해 현대차 채용팀 관계자는 “단순한 역사적 지식을 묻기보다는 국사와 세계사에 대한 관심과 중요 사건·인물에 대한 지원자의 역사관과 통찰력을 묻고자 했다”며 출제 의도를 설명했다.
또 자동차산업이 단순한 기계가 아닌 IT·전자 등 융복합 최첨단 생활문화공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지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채용팀 관계자는 “인위적인 스펙의 나열보다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자신만의 관심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기소개서가 나중에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신입 특징은 다양성·외국어 역량”
신정원 LG화확 인재확보팀장은 매년 초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대학 유학생을 만나러 나간다. 바로 전 세계 각지에 ‘숨겨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 팀장은 “국적·학력·성별에 상관없이 LG화학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키워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일등 LG’를 위해 각종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우수 인재 발굴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는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 팀장은 “최근 신입사원들의 공통된 특징은 다양성과 외국어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또 LG전자는 채용시즌에 취준생을 위한 ‘잡캠프’를, LG디스플레이는 석·박사급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엘지니어스(LG와 천재를 뜻하는 ‘genius’의 합성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화학은 R&D 산학장학생, 신사업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 엔지니어 마케팅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신입사원의 30% 이상을 뽑고 있다.
LG그룹 채용담당자는 LG가 탐내는 인재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겸비한 사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실질적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인재, 조직원과 더불어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SK “바이킹 인재 채용 지속”
SK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학력·학점·어학점수를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끼와 열정으로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형 인재’ 채용을 도입했다. 진동철 SK 인재육성위원회 PL(프로젝트 매니저)은 “바이킹 민족이 도전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듯이 SK의 신성장 동력을 담당할 바이킹형 DNA를 가진 인재를 뽑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SK 측은 지원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올해도 ‘바이킹 챌린지’ 채용프로그램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SK는 채용 인적성시험을 확 바꿨다. 기존의 인적성시험은 적성과 상관없는 적성 중심의 검사 도구였지만, ‘SKCT(SK종합역량검사)’는 지원자의 직무 적합도를 통해 ‘일 잘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다. 진 PL은 “과거에는 겉으로 드러난 스펙이 우수 인재의 잣대였지만 지금은 바뀌었다”며 “직무능력을 갖추면서 협업할 줄 아는 소통능력, 변화를 이끌어가는 창의력, 조직의 목표를 향해 열정을 다하는 긍정성이 중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고졸, 시간제 일자리 채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뽑을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아직 채용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가 인재를 뽑을 때 고려하는 채용포인트는 ‘과연 지원자가 우리 문화·회사와 맞을까’라는 부분이다. 진 PL은 “SK 경영 이념인 고객의 행복 추구를 패기 있게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의 취업포털 한경잡앤스토리는 새해를 맞아 4대 그룹 채용팀으로부터 ‘탐나는 인재’와 신입사원 채용전망, 입사팁에 대해 들어봤다.
○삼성 “신입공채 35%는 지방대”
삼성그룹은 최근 5년간 신입사원 공채(3급)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있다. 2009년 6500명에서 2010년엔 8000명, 2011~2013년엔 9000명씩 뽑았다. 올해 정확한 공채 규모는 이달 말이나 2월 초에 확정될 예정이나, 삼성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이 찾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김태우 삼성전자 채용담당 부장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적 사고와 통찰력으로 첨단 정보기술(IT)을 이끌 창의적 인재가 삼성이 찾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면접에서 업종별, 직군별 특화된 방식을 새로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디자인직군과 제일기획 광고직은 실기 테스트를 통해 디자인과 제작 역량을 평가하고, 소프트웨어직군은 프로그램 코딩 시험을 채용과정에 도입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직무역량 면접을 하루 또는 1박2일로 확대해 영업직군에 필요한 역량과 열정, 협동심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은 2012년부터 ‘함께 가는 열린채용’을 도입했다. 삼성은 ‘지방대 출신 35% 이상 채용’ 가이드라인을 정하면서 지방대(KAIST, 포스텍 제외) 출신 입사자가 부쩍 늘었다. 2009~2010년에는 지방대 출신이 25~27%였지만 2012년엔 대졸 공채사원 9000명 중 35%가 지방대 출신이었다.
삼성은 올해도 ‘지방대 35%’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방의 우수 인재를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도 지방대 출신과 저소득층 채용에 일정 비율 할당을 통해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공채 줄이고 발굴형 채널 확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재 발굴을 위해 다양한 채용활동을 펼쳤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대표되는 장기 인성평가 시스템 ‘The H’, 현대차 인적성문제에 등장한 ‘역사 에세이’, 취준생들의 직접투표로 채용설명회를 연 ‘전국구 채용설명회’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채 채널만으로는 글로벌 인재 확보에 한계를 느꼈다”며 “올해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채용을 늘리고 공채 비중은 점차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글로벌 인재 핵심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인적성시험 ‘역사 에세이’와 관련해 현대차 채용팀 관계자는 “단순한 역사적 지식을 묻기보다는 국사와 세계사에 대한 관심과 중요 사건·인물에 대한 지원자의 역사관과 통찰력을 묻고자 했다”며 출제 의도를 설명했다.
또 자동차산업이 단순한 기계가 아닌 IT·전자 등 융복합 최첨단 생활문화공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지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채용팀 관계자는 “인위적인 스펙의 나열보다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자신만의 관심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기소개서가 나중에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신입 특징은 다양성·외국어 역량”
신정원 LG화확 인재확보팀장은 매년 초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대학 유학생을 만나러 나간다. 바로 전 세계 각지에 ‘숨겨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 팀장은 “국적·학력·성별에 상관없이 LG화학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키워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일등 LG’를 위해 각종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우수 인재 발굴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는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 팀장은 “최근 신입사원들의 공통된 특징은 다양성과 외국어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또 LG전자는 채용시즌에 취준생을 위한 ‘잡캠프’를, LG디스플레이는 석·박사급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엘지니어스(LG와 천재를 뜻하는 ‘genius’의 합성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화학은 R&D 산학장학생, 신사업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 엔지니어 마케팅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신입사원의 30% 이상을 뽑고 있다.
LG그룹 채용담당자는 LG가 탐내는 인재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겸비한 사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실질적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인재, 조직원과 더불어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SK “바이킹 인재 채용 지속”
SK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학력·학점·어학점수를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끼와 열정으로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형 인재’ 채용을 도입했다. 진동철 SK 인재육성위원회 PL(프로젝트 매니저)은 “바이킹 민족이 도전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듯이 SK의 신성장 동력을 담당할 바이킹형 DNA를 가진 인재를 뽑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SK 측은 지원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올해도 ‘바이킹 챌린지’ 채용프로그램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SK는 채용 인적성시험을 확 바꿨다. 기존의 인적성시험은 적성과 상관없는 적성 중심의 검사 도구였지만, ‘SKCT(SK종합역량검사)’는 지원자의 직무 적합도를 통해 ‘일 잘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다. 진 PL은 “과거에는 겉으로 드러난 스펙이 우수 인재의 잣대였지만 지금은 바뀌었다”며 “직무능력을 갖추면서 협업할 줄 아는 소통능력, 변화를 이끌어가는 창의력, 조직의 목표를 향해 열정을 다하는 긍정성이 중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고졸, 시간제 일자리 채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뽑을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아직 채용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가 인재를 뽑을 때 고려하는 채용포인트는 ‘과연 지원자가 우리 문화·회사와 맞을까’라는 부분이다. 진 PL은 “SK 경영 이념인 고객의 행복 추구를 패기 있게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