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서울 강북의 전셋값도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1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서울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은 1026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1178만원이었다.

강북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989만원으로 1000만원을 밑돌았지만 10월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한 뒤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보다 전셋값이 저렴하던 강북도 고가 전세가 주를 이루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세 품귀 현상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고 소형 주택이 많은 강북권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며 “서울 전체 전셋값이 급등해 집을 구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점점 서울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강북 지역에서 3.3㎡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000만원을 넘어선 자치구는 △용산구 1115만원 △광진구 1084만원 △중구 1075만원 △성동구 1066만원 △마포구 1036만원 등이다.

서울 강북과 강남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각각 2억4082만원, 3억3804만원이다. 서울 전체는 2억9368만원이다.

이렇다 보니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의정부 남양주 고양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1월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서울에서는 1만1357명이 빠져 나갔고, 경기와 인천에는 각각 3461명, 2383명이 유입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수도권 인구 유입이 증가한 것은 서울의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가 늘어난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