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의료진이 자궁 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곧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도 시도할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병원 산부인과 학과장인 마츠 브란스트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2년 9월부터 모두 9명의 여성에게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수술을 받은 여성들은 자궁경부암으로 자궁을 절제했거나 선천적으로 여성 생식기관 없이 태어나는 ‘MRKH 증후군’을 가진 이들이다. 나이는 대부분 30대다. 수술 대상자의 어머니나 친척 등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기증받은 자궁을 사용했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여성들 모두 수술을 받고 수일 뒤에 퇴원했으며 경과도 좋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1명이 자궁에 감염을 일으켰고 몇몇은 가벼운 거부반응을 나타냈지만 대부분은 순조롭게 회복해 수술이 끝난 지 약 6주 뒤에 생리를 시작했다. 이는 자궁이 건강하게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브란스트롬 박사는 설명했다.

이들 여성은 수개월 안에 임신을 시도하게 된다. 다만 이식된 자궁이 난관과 연결되지 않아 수술 전에 미리 채취한 난자를 체외수정(IVF)한 뒤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할 계획이다.

여성들은 두 차례 임신 이후 이식된 자궁을 다시 떼어내게 된다. 고혈압과 부종, 당뇨, 특정 암 등 거부반응 억제제의 부작용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번 수술을 환영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몇 명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체 자궁이식은 두차례 시도됐으나 임신과 출산에 모두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2000년 살아있는 여성으로부터 기증받은 자궁을 이식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환자는 혈전증 때문에 이식한 자궁을 다시 적출해야했다. 2011년 터키에서 사망자의 자궁을 성공적으로 이식받은 20대 여성은 지난해 임신에 성공했으나 2개월만에 유산했다.

영국에서 자궁이식 수술을 추진하는 단체인 ‘WTUK’(Womb Trandplant UK)의 리처드스미스 박사는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이 임신한 태아가 태반으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을지가 첫번째 관건”이라며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여성의 임신사례를 볼 때 거부반응 억제제 때문에 태아의 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가 아닌 자궁을 살아있는 여성으로부터 기증받는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