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이슈가 또다시 국내 증시의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미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국내 증시를 '들어다 놨다' 했다. 올해도 달러화 강세·엔화 약세 등 불안정한 환율 흐름이 이어지면서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 고개든 양적완화 이슈…환율 변수로

지난해 12월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양적완화 규모를 올 1월부터 월 100억 달러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제한적인 수준으로 시장은 양적와화 축소를 '불확실성 해소' 호재로 받아들였다. 이후 그간 악재로 작용해 온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해소되는 듯했지만 올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 경기지표가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양적완화 추가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ADP 민간부문 고용자수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양적완화 축소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는 가속화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고점 기준으로 1.2%나 올랐다. 지난 2일 엔·달러 환율은 5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900원대로 내려앉기도 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14일 "최근 미국 실물지표의 개선 흐름으로 양적완화 축소 속도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이었다"며 "이는 달러 대비 엔화약세 우려로 직결됐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엔화 약세 흐름은 국내 수출기업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전기전자 업종은 국내 증시를 이끄는 시총상위 종목들로 구성돼 있어 타격이 커질 수 있었다.

◆ 미국 고용지표 부진 '구세주'

최근 미국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가 반전되는 분위기다. 부진한 고용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양적완화 축소 불안감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수가 2년11개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데 이어 12월 실업률이 6.7%선으로 떨어졌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인 2008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기상 악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지만 한파가 지속돼 올 1월 일자리 증가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부분은 이로 인해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세나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강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달러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일부 경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