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아일랜드 '모범생'으로…이탈리아는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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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제아' PIIGS 5국 개혁 성적표 보니
성장 빨라진 스페인 저금리 채권 발행 성공
아일랜드, 구제금융 졸업…6월께 포르투갈도
정정 불안 이탈리아·그리스는 미미한 성장
성장 빨라진 스페인 저금리 채권 발행 성공
아일랜드, 구제금융 졸업…6월께 포르투갈도
정정 불안 이탈리아·그리스는 미미한 성장
유럽의 ‘문제아’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가 바뀌고 있다. 특히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안정된 정치 상황과 충실한 구조개혁에 힘입어 ‘모범생’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르투갈과 그리스 경제도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여전히 불안하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스페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전분기 대비)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치(0.2%)를 뛰어넘은 것으로 6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다.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도 10만8000명 감소해 역대 12월 기록 중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스페인의 회복세는 꾸준한 개혁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도 우파 계열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다른 당과 합친 연합정부가 아니라 단독정부다. 긴축 등 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개혁을 추진하기에 좋은 구조다. 지난해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꼽혔던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배드뱅크(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를 통해 성공적으로 처리해 금융권도 안정을 찾았다. 산탄데르, BBVA, 방키아 등 은행들도 최근 예상보다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했다.
아일랜드도 지난해 말 구제금융을 졸업한 뒤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7일 국채 발행에서는 목표 30억유로를 훨씬 넘는 37억5000만유로어치를 팔았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노동비용이 크게 줄면서 투자환경이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르투갈도 오는 6월 구제금융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아지면서 조만간 발행시장에서 국채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올해 7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그간 성장률이 너무 많이 하락해 발생한 기저효과일 뿐 경제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이탈리아는 최근 주가 급등과 채권금리 하락에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까지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연합정부에서 나가면서 정부 붕괴론이 나오는 등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구조 개혁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이탈리아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 폭이 줄어드는 정도의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은 PIIGS의 회복에 베팅하고 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증시는 올 들어 각각 8.9%, 3.85%, 1.23%, 10.65%, 4.58%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다. 신 팀장은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앞으로도 분명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신 연구원은 “재정적자나 실업률 등 기본적인 수치가 나아진 게 없다”며 “거품이 꺼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유럽통계청의 지난해 1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8% 증가하며 견고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아일랜드는 11.7%나 급등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스페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전분기 대비)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치(0.2%)를 뛰어넘은 것으로 6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다.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도 10만8000명 감소해 역대 12월 기록 중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스페인의 회복세는 꾸준한 개혁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도 우파 계열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다른 당과 합친 연합정부가 아니라 단독정부다. 긴축 등 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개혁을 추진하기에 좋은 구조다. 지난해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꼽혔던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배드뱅크(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를 통해 성공적으로 처리해 금융권도 안정을 찾았다. 산탄데르, BBVA, 방키아 등 은행들도 최근 예상보다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했다.
아일랜드도 지난해 말 구제금융을 졸업한 뒤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7일 국채 발행에서는 목표 30억유로를 훨씬 넘는 37억5000만유로어치를 팔았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노동비용이 크게 줄면서 투자환경이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르투갈도 오는 6월 구제금융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아지면서 조만간 발행시장에서 국채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올해 7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그간 성장률이 너무 많이 하락해 발생한 기저효과일 뿐 경제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이탈리아는 최근 주가 급등과 채권금리 하락에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까지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연합정부에서 나가면서 정부 붕괴론이 나오는 등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구조 개혁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이탈리아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 폭이 줄어드는 정도의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은 PIIGS의 회복에 베팅하고 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증시는 올 들어 각각 8.9%, 3.85%, 1.23%, 10.65%, 4.58%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다. 신 팀장은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앞으로도 분명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신 연구원은 “재정적자나 실업률 등 기본적인 수치가 나아진 게 없다”며 “거품이 꺼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유럽통계청의 지난해 1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8% 증가하며 견고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아일랜드는 11.7%나 급등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