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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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의 호나우두.’

한국GM 직원들은 브라질 출신의 축구광인 세르지오 호샤 사장(55)을 종종 이렇게 부른다. 호샤 사장은 어린 시절 프로축구 선수를 꿈꾸기도 했을 만큼 축구를 잘하고 좋아한다. 한때 브라질 축구리그의 ‘SC 코린치안스 파울리스차’ 유소년팀 선수로 뛰기도 했다. 호샤 사장은 “프로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실력이 부족하고 집안 살림도 여유롭지 않아 이후 공부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비록 축구를 그만뒀지만, 축구로 다진 체력은 호샤 사장이 1979년 제너럴모터스(GM) 브라질법인에 입사한 후 35년간 ‘GM맨’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데 밑거름이 됐다. 그는 “일개 사원으로 시작해 사장에 오를 때까지 최고의 무기는 성실함이었다”며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호샤 사장은 GM 브라질법인에 이어 독일·아르헨티나법인과 미국 본사에서도 일했다. 2006년엔 2년간 한국GM의 전신인 GM대우에서 제품기획 부사장으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2년 3월 한국GM 사장으로 금의환향했다.

호샤 사장은 1979년 GM에 입사한 후 대부분을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니 철저한 운동 습관이 몸에 배었다. 지금도 매일 아침 집앞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한 후 출근한다. 한국GM 관계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며 “철저한 자기관리 덕에 바쁜 일정을 거뜬히 소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호샤 사장은 어릴 때 축구를 하면서 승부사 기질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지기 싫어하고 끈기 있게 달라붙는 승부사 기질은 축구선수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며 “그때 다진 승부욕인지 성격상 한 번 정한 목표는 꼭 이루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이나 전술 등은 수정할 수 있지만, 목표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호샤 사장이 한국GM 사장에 취임하고 2개월 후 열린 임직원 단합대회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무승부가 관례였던 회사와 노동조합 간 친선 축구경기에서 호샤 사장은 “제대로 한판 붙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직원들은 호샤 사장의 현란한 발재간에 한 번 놀랐고, 경기 도중 그가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해 두 번 놀랐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은 함께 몸을 부대끼며 축구를 하고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벽안의 외국인 사장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호샤 사장은 최근 마음의 짐을 하나 벗었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서도 노조 등의 소급청구권은 제한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이에 따라 통상임금 소급청구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샤 사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 결정으로 한국GM의 수출용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 “GM은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GM의 재도약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안은 호샤 사장이 펼쳐 보일 브라질 축구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