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은 승진이나 명예 상징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은 새로 임명된 염수정 추기경 등 19명의 추기경에게 서한을 통해 “절제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니라”고 13일(현지시간) 당부했다.

바티칸이 공개한 이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이라는 직위는 한 단계 올라갔다거나 명예의 상징이 아니라 폭넓은 시야와 광활한 가슴을 요구하는 봉사하는 자리”라며 “다음달 22일 추기경 회의에서 공식 임명될 19명의 추기경은 겸손의 길을 걸은 예수의 모범을 반드시 뒤따라 달라”고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울러 “추기경이라는 자리를 고양된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여 달라”면서 “그러나 이런 감정은 절제하고 검소한 복음주의적 정신과는 동떨어진 세속적인 표현이나 축하연을 하는 것 등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사제들이 야심을 갖는 것에 대해 거듭 경고해 왔다. 추문으로 얼룩진 바티칸의 관료주의를 개혁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염 추기경은 지난 13일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 임명축하식에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황님의 뜻에 순명하겠다. 저만 빼고 많이들 즐거워하시는 걸 보니 많이 부족한 사람으로서 더 두렵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겉치레나 지나친 의전 등을 꺼리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