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신임 중견기업학회장 "오너 경영이 강소기업 밑걸음"
“오너 경영은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동기 중견기업학회장(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사진)은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독일의 ‘히든챔피언’처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국내에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달 초 학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한국의 기업가 정신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강력한 오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회장은 “전문 경영인 체제에 비해 오너 경영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 적극적인 위험 감수가 가능하고 집요하게 사업을 밀어붙이는 동력이 된다”며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 대다수도 ‘오너 경영’이 빛을 본 경우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가업승계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국민 대다수도 ‘주인 없는’ 회사보다는 ‘주인 있는’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이런 측면을 감안하면 승계는 쉽게 하고, 승계 이후 과세를 강하게 하는 식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회장은 “오는 7월 중견기업육성특별법 시행으로 중견기업이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해졌다”며 “대기업, 중소기업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허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규모를 기준으로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아닌 기업을 중견기업이라 일컫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전문화된 글로벌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곳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소기업이 정부의 지원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는 ‘피터팬 신드롬’이 생긴 것처럼, 중견기업이 정부 지원의 울타리 안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며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