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지역의 단기 금리가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이제 막 회복 기미를 보이는 유로존 국가의 실물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유로존 단기 금리 급등세…실물경기에 '찬물' 끼얹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 지역의 단기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실물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유로존 지역의 대표적인 은행 간 대출 금리인 유리보 1개월물 금리는 작년 12월 초 연 0.112%에서 지난 14일 연 0.147%로 뛰었다. 불과 한 달 반 만에 약 31% 오른 것이다. 이 금리는 작년 11월 초까지만 해도 연 0.1% 미만 수준에서 안정돼 있었다. 또 다른 은행 간 금리인 이오니아 1일물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0.170%에서 연 0.208%로 상승했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이 2011년 이후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풀었던 유동성을 최근 만기가 도래해 회수하기 시작했다”며 “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단기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ECB 집계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들은 최근 한 달간 약 5690억유로 규모의 장기대출 자금을 회수했다.

유로존 지역 전문가들은 단기금리 상승으로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ECB가 향후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리처드 바웰 스코틀랜드로열뱅크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취해야 할) 정책은 명확하다”며 “바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라고 말했다. 유로존 지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0.25%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데, 단기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제로금리’ 정책을 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대표들은 이날 ‘금융시장지침’ 개정안에 합의했다. 곡물 에너지 등에 대한 투기적인 파생상품 거래를 금지하고, 주식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컴퓨터를 활용한 초단타 매매를 제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