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이후 7년만에 한국을 찾은 프랑스 뮤지컬 배우 제롬 콜레는 "한국적 연출기법과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 여기에 한국만의 요소들이 더해진다면 K팝을 뛰어넘는 K뮤지컬이 세계무대를 휩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우 기자/ 사진.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노트르담 드 파리'이후 7년만에 한국을 찾은 프랑스 뮤지컬 배우 제롬 콜레는 "한국적 연출기법과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 여기에 한국만의 요소들이 더해진다면 K팝을 뛰어넘는 K뮤지컬이 세계무대를 휩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우 기자/ 사진.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유정우 기자]
"가능성은 충분하죠. 제가 '로스트가든'에 동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적 연출기법과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 여기에 한국만의 독특한 재미 요소들이 더해진다면 K팝을 뛰어넘는 K뮤지컬이 세계무대를 휩쓸 수 있다고 봅니다."

베태랑 프랑스 뮤지컬 배우의 'Korea' 뮤지컬 예찬론이다. 오리지널 뮤지컬 '로스트 가든(The Lost Garden)'의 주인공 거인 역으로 나서는 제롬 콜레. 그는 지난 2006년 돌풍을 일으킨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주인공 '꼽추' 콰지모도 역을 맡은 인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제롬 콜레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배우다. 커버 배우로 가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유명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1997년 우연한 기회에 출연한 TV 프로그램에서 리차드 코시안테와 룩 플라몽동을 만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히트곡 'Belle'가 제롬만의 감성 충만한 목소리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작곡가와 작사가의 눈에 들었던 것.

그런 그가 쟁쟁한 내한 공연의 출연 섭외를 뒤로하고 창작뮤지컬, 그것도 한국인 총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한국무대를 다시 찾은 이유가 뭘까. 제롬은 로스트 가든 출연 동기에 대해 "세계 무대를 겨냥해 만든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모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 역을 맡아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 대만, 레바논 등 월드 투어에 나섰고 세계 각지를 돌며 아름다운 무대를 누볐다. 리드보컬로 출연한 공연만 500회가 넘는다. 파워풀하고 허스키한 보이스, 우수에 찬 감성 연기로 전 세계 마니아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제롬이 맡은 거인 역은 사회와 단절 된 굴레에 갇힌 외톨이. 거인 역에 대해 콜레는 "겉보기엔 매우 견고하고 흐트러짐이 없지만 내면은 연약하고 불쌍한 영혼"이라며 "계속해서 뭔가와 싸우려 들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삶을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에 와 닿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렬한 눈빛과 허스키한 목소리가 거인 역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 "원래 도전을 즐기는 성격인데 거인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된 게 흥미를 자극했다"면서 "우울하고 고독한 거인이 세상을 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 톱 주인공으로 나서는 김태우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을까. 제롬은 김태우에 대해 "키도 크고 체격이 좋아서 한 눈에도 거인 같아 보인다(웃음)"면서 "유명한 가수라고 들었는데 연습하는 걸 보고 가창력은 물론이고 감성 짖은 연기력에 내심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세계 무대에 통 할 만한 명콤비를 만났다는 것.

'로스트가든'은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명작 동화 '욕심쟁이 거인(The Selfish Giant)'을 토대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세계 무대를 겨냥해 한국형 정서와 디자인적 요소가 가미한 오리지널 작품. 한국형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제롬은 "한국적 연출기법과 뛰어난 가창력, 한국만의 독특한 재미요소들이 더해진다면 K팝을 뛰어넘는 K뮤지컬이 세계 무대를 휩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성공 이후 7년만의 한국무대 귀환으로 주목 받고 있는 파란 눈의 뮤지컬 배우 제롬. 'K뮤지컬'과 함께 세계 무대로 도전하고 싶다는 그의 포부에 강한 애착과 자신감과 묻어난다.

제롬이 원어(영어) 공연을, 김태우가 한국어 연기로 거인 역을 표현하게 될 '로스트 가든’은 오는 17일 용인시 죽전에 위치한 포은아트홀에서 초연을 갖는다. 공연은 내달 16일까지이며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thelostgarden.co.kr/kor)를 참조하면 된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