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국민은행장 "금융주치의 정착 원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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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CEO의 새해 구상
실적 급급…상품판매 안돼
고객 이해도 따라 인사평가, 성과급은 상대평가로 변경
실적 급급…상품판매 안돼
고객 이해도 따라 인사평가, 성과급은 상대평가로 변경
“월급 100만원을 받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절반인 50만원을 저축하겠다며 찾아왔는데 어떤 은행 직원이 변동성 큰 신흥국 투자 펀드를 권유했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습니다. 말이 안되는 거지요. 그렇게 영업하지 말자는 게 ‘스토리 금융’의 정신입니다.”
15일 만난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올 한 해는 ‘스토리 금융’ 정착을 위해 시스템과 생각을 바꿔 나가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은행의 수익과 생존도 보장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스토리 금융 정착시키겠다
이 행장은 스토리 금융을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상품을 팔았는지 ‘양심의 가책 없이’ 말이 되는 이야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판매과정에서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고지하는 ‘완전 판매’를 했더라도 실적 생각에 고객에게 필요 없는 상품을 떠넘겼다면 잘못이라는 얘기다. 이 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은행들은 차이나펀드에서 브릭스펀드로 갈아타라는 권고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브릭스펀드의 80%가 차이나펀드인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스토리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은행의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판매했느냐뿐만 아니라 만기 이후 얼마만큼 재갱신됐는지도 조사해 그 결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의 방안이 도입된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영업으로 갱신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은행업 본연 모습 찾을 것
이 행장은 또 국민은행의 전 직원이 고객의 ‘금융 주치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가 제약사의 영업에 휘둘리지 않고 환자에게 필요한 약만 처방해야 하듯, 은행원도 마찬가지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고객과 눈높이를 맞춘 영업을 통해 자녀계획, 가고 싶은 여행지, 갖고 싶은 차와 같은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자칫 영업활동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성과급 체계를 지금의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지금까지는 실적만 채우면 된다는 인식이 만연했지만 이제 그러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행장은 또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횡령 사건 등으로 조직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며 “직원들이 일할 맛 나게 다독이고 싶다”고 털어놨다.
투자금(9541억원) 대비 85%의 큰 손실을 입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문제에 대해선 추가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나 현지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한 입장 등을 명확하게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최장 10년간 배당을 받지 않으며 BCC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이 행장은 “회계장부에 BCC와 관련한 모든 것을 반영해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일처리가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15일 만난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올 한 해는 ‘스토리 금융’ 정착을 위해 시스템과 생각을 바꿔 나가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은행의 수익과 생존도 보장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스토리 금융 정착시키겠다
이 행장은 스토리 금융을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상품을 팔았는지 ‘양심의 가책 없이’ 말이 되는 이야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판매과정에서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고지하는 ‘완전 판매’를 했더라도 실적 생각에 고객에게 필요 없는 상품을 떠넘겼다면 잘못이라는 얘기다. 이 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은행들은 차이나펀드에서 브릭스펀드로 갈아타라는 권고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브릭스펀드의 80%가 차이나펀드인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스토리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은행의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판매했느냐뿐만 아니라 만기 이후 얼마만큼 재갱신됐는지도 조사해 그 결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의 방안이 도입된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영업으로 갱신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은행업 본연 모습 찾을 것
이 행장은 또 국민은행의 전 직원이 고객의 ‘금융 주치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가 제약사의 영업에 휘둘리지 않고 환자에게 필요한 약만 처방해야 하듯, 은행원도 마찬가지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고객과 눈높이를 맞춘 영업을 통해 자녀계획, 가고 싶은 여행지, 갖고 싶은 차와 같은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자칫 영업활동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성과급 체계를 지금의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지금까지는 실적만 채우면 된다는 인식이 만연했지만 이제 그러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행장은 또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횡령 사건 등으로 조직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며 “직원들이 일할 맛 나게 다독이고 싶다”고 털어놨다.
투자금(9541억원) 대비 85%의 큰 손실을 입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문제에 대해선 추가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나 현지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한 입장 등을 명확하게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최장 10년간 배당을 받지 않으며 BCC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이 행장은 “회계장부에 BCC와 관련한 모든 것을 반영해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일처리가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