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변심'으로 1940대로 밀려났다. 간밤 나온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했지만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로 번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하루 만에 '팔자'로 전환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음주(20~24일)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들어간다. 오는 23일 현대차LG디스플레이, 24일엔 삼성전자현대건설 등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종목 장세 패턴 보일 것"

실적 발표 후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 상승 성장동력(모멘텀)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몇 주간 전형적인 '종목 장세'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실적 발표 시즌이고 올해 이익 전망에 대한 눈높이가 변화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업종과 종목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으론 실적 개선에 이목이 집중될 것을 염두에 두고 관련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초기 국면이어서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 며 "국내 증시는 제한적인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엔저 공습' 경계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미국 정보통신(IT)주의 실적 발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도 변수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변수는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지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IBM 등 미국 IT기업들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것이란 설명이다.

오는 22일 열리는 BOJ 통화정책회의도 관심거리다. 곽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의지를 강화시킬 경우 엔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어 국내 증시의 반등 강도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조정보다 상승을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 국내 주가를 끌어내린 엔·달러 환율,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둔화 등 악재에 대해 투자자들이 점차 둔감해하고 있다" 며 "향후 반등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