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김지수, 이전까지 연기는 1막이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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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서 남편 불륜 맞닥뜨린 유부녀 역할
질풍노도의 감정 연기로 주목
촬영장서 모든 에너지 소모…부들부들 손 떨리고 탈진까지
감정의 진폭 경험하며 연기도 성숙해지는 걸 느껴
질풍노도의 감정 연기로 주목
촬영장서 모든 에너지 소모…부들부들 손 떨리고 탈진까지
감정의 진폭 경험하며 연기도 성숙해지는 걸 느껴
“역할을 맡으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널뛰기하는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진한 감정의 깊이를 드러내 보이고 싶어요.”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 출연 중인 배우 김지수(42)는 요즘 “인간 감정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를 경험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30~40대 네 남녀의 사랑과 불륜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부부생활의 위기에 맞닥뜨린 이들의 깊은 감정에 집중하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김씨는 극 중 결혼 10여년 만에 남편(지진희)의 불륜을 접한 가정주부 미경 역을 맡아 폭발적이지만 절제 있는 감정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내조, 육아, 시어머니 모시기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온 가정주부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불륜 사실을 접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것이 한때의 불장난이 아닌 사랑임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극 중 미경은 소용돌이처럼 다가온 상황에 휘말리며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지난 10일 바쁜 촬영 스케줄을 틈타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작품을 하면서 사랑은 결코 고상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 사람의 외도 앞에서 ‘갈 테면 가라’는 식으로 쿨할 수 있겠어요. 살면서 쌓았던 정과 연민 때문에 스스로가 지질해지고, 치사해지는 감정의 기복을 소용돌이처럼 느끼는 게 진짜 사랑이죠.”
이처럼 질풍노도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아서일까. 실제 촬영장에서 그는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다.
“촬영하다 혈압이 올라서 손이 부들부들 떨린 적도 많았어요. 3회 엔딩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고 물건을 부수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덜했는데 최근에 감정을 절제하면서 터뜨리는 신을 찍을 때는 ‘컷’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힘들어 뒤로 나자빠졌어요. ‘내가 고통스러워야 보는 사람들에게 실감 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진짜니까.”
그만큼 묵직한 감정의 진폭을 경험하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도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고.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다양한 상처를 지닌 인물들을 만날 때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커지는 걸 보면 저 스스로 진한 감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미경은 점차 냉정함을 되찾으면서 독립적인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입센의 고전소설 ‘인형의 집’의 노라가 자아를 찾아 집을 나왔듯, 미경도 남들 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결혼생활이 더 이상 자신의 행복이 아님을 깨닫고 이혼을 선언하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아마 실제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많은 분이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이 그런 분들에게는 용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풍파를 겪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결혼관에 변화가 생기진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진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금보다 나이가 어렸으면 아마 결혼에 대한 회의에 빠지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제는 그럴 나이가 아니죠.(웃음) 결혼이 행복의 이상향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주변 커플들을 통해 결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기 때문에 애초에 결혼에 대한 환상 같은 건 없거든요.”
장서윤 한경 텐아시아 기자 ciel@tenasia.co.kr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 출연 중인 배우 김지수(42)는 요즘 “인간 감정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를 경험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30~40대 네 남녀의 사랑과 불륜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부부생활의 위기에 맞닥뜨린 이들의 깊은 감정에 집중하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김씨는 극 중 결혼 10여년 만에 남편(지진희)의 불륜을 접한 가정주부 미경 역을 맡아 폭발적이지만 절제 있는 감정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내조, 육아, 시어머니 모시기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온 가정주부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불륜 사실을 접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것이 한때의 불장난이 아닌 사랑임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극 중 미경은 소용돌이처럼 다가온 상황에 휘말리며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지난 10일 바쁜 촬영 스케줄을 틈타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작품을 하면서 사랑은 결코 고상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 사람의 외도 앞에서 ‘갈 테면 가라’는 식으로 쿨할 수 있겠어요. 살면서 쌓았던 정과 연민 때문에 스스로가 지질해지고, 치사해지는 감정의 기복을 소용돌이처럼 느끼는 게 진짜 사랑이죠.”
이처럼 질풍노도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아서일까. 실제 촬영장에서 그는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다.
“촬영하다 혈압이 올라서 손이 부들부들 떨린 적도 많았어요. 3회 엔딩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고 물건을 부수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덜했는데 최근에 감정을 절제하면서 터뜨리는 신을 찍을 때는 ‘컷’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힘들어 뒤로 나자빠졌어요. ‘내가 고통스러워야 보는 사람들에게 실감 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진짜니까.”
그만큼 묵직한 감정의 진폭을 경험하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도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고.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다양한 상처를 지닌 인물들을 만날 때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커지는 걸 보면 저 스스로 진한 감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미경은 점차 냉정함을 되찾으면서 독립적인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입센의 고전소설 ‘인형의 집’의 노라가 자아를 찾아 집을 나왔듯, 미경도 남들 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결혼생활이 더 이상 자신의 행복이 아님을 깨닫고 이혼을 선언하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아마 실제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많은 분이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이 그런 분들에게는 용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풍파를 겪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결혼관에 변화가 생기진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진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금보다 나이가 어렸으면 아마 결혼에 대한 회의에 빠지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제는 그럴 나이가 아니죠.(웃음) 결혼이 행복의 이상향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주변 커플들을 통해 결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기 때문에 애초에 결혼에 대한 환상 같은 건 없거든요.”
장서윤 한경 텐아시아 기자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