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후 노조부터 만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여러분의 탄원서가 큰 힘이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16일 저녁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 근처의 한 음식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노조위원장과 팀장급 이상 직원 30여명을 초대해 막걸리 잔을 함께 기울였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횡령·배임 혐의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박 회장은 곧바로 공장으로 내려와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재판 과정에서 노조가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바로 공장을 찾았다”며 “현장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공장 방문에 앞서 사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불철주야 각자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과거의 굴레에 연연하지 말고 원칙과 품위를 지키며 업무에 정진하는 것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17일까지 이틀 동안 울산공장에 머물면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에게 안전관리를 강조했다. 에너지사업과 탄소나노튜브 기초소재 부문 등 올해 중점적으로 투자할 사업도 논의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