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제조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2012년 141억달러)이 연평균 20%가량 성장하면서 2018년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시장조사기관 에스피콤)될 만큼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과 영상진단기기 제조기업 바텍은 지난 14일 대형 의료기기 유통업체 캉다와 2년간 273억원 규모의 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T)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상하이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등 현지 생산 준비도 마쳤다.

바텍 관계자는 “성장하는 중국 내 시장 규모를 감안해 법인 중심 영업에서 탈피해 1분기 내 팍스아이(PaX-i)의 현지 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 치료용 레이저 의료기기 국내 1위인 루트로닉은 지난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으로부터 ‘스펙트라’ 등 4개 제품에 대한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안에 5개 제품에 대한 추가 인증도 받을 계획이다.

체지방 측정기 ‘인바디’로 유명한 바이오스페이스는 상하이에 있는 중국법인 본부 이외에 베이징 지사와 청두 연락사무소를 활용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스페이스 관계자는 “중국의 거점 지역 출신 영업사원을 통한 임상 위주 영업을 진행하고 신시장도 꾸준히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공공부문 위주여서 현지 진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공공의료 시스템을 중요시해 사람들이 공공병원에 몰리는 추세”라며 “비싼 고기능 장비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저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