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요청에…현대모비스 증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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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자동차 빅3 살아나니 '바쁘다 바빠'
지프·닷지 판매 껑충…풀가동해도 부품물량 달려
부품中企 11개사 뭉친 'KAPP'…대미 수출액 1억달러 달해
지프·닷지 판매 껑충…풀가동해도 부품물량 달려
부품中企 11개사 뭉친 'KAPP'…대미 수출액 1억달러 달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 서쪽으로 3.2㎞가량 떨어진 포트 스트리트의 현대모비스 공장. 지난 14일 찾은 이곳은 주민들이 빠져나가 곳곳이 폐허처럼 변한 디트로이트 시내 중심가와는 사뭇 달랐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굉음과 함께 생산설비가 바쁘게 움직이는 등 활기로 가득차 있었다.
설비 책임자인 황찬규 부장은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이 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우리도 생산라인을 쉴 틈 없이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작년 말 설비 개선 작업을 했다”며 “그래도 공급량이 달려 아예 새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북미 ‘빅3’가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 회복을 계기로 생산량을 늘리자 현지에 진출한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한국 부품업체들도 짭짤한 ‘낙수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증설 검토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은 크라이슬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런트·리어 섀시 모듈(여러 부품을 모아놓은 덩어리)을 생산한다. 자동차의 하체를 담당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예기치 않게 이 공장을 인수해 ‘알짜’로 탈바꿈시켰다. 2009년 말 크라이슬러에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미국 부품업체 아빈메리터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생산 시작을 불과 5개월 남겨놓고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다급해진 크라이슬러는 현대모비스에 SOS를 보냈고, 현대모비스는 설비와 함께 공장을 인수했다.
2010년 5월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은 이후 미국 자동차 시장 호황을 만나 급성장을 거듭했다. 2009년 1043만대까지 떨어졌던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1560만대에 달했고 올해는 16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은 가동 첫해 10만대였던 생산량이 지난해 33만대로 3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이 공장의 김재철 과장은 “작년 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창고를 설치하고 무인 운반설비를 도입했다”며 “토·일요일에도 특근을 실시해 지난해 365일 중 53일을 제외한 312일 동안 공장을 돌렸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35만대로 잡았다. 황 부장은 “현재 설비로는 생산량을 더 이상 늘리기 힘들다”며 “크라이슬러의 요청에 따라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자 신규 채용이 늘고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와 디트로이트 인근 중산층 밀집지역인 트로이와 디어번 등의 방 세 개짜리 월세가 2000달러에서 2400달러로 오르는 등 지역경제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KAPP로 몰려드는 중소 부품업체
트로이에 있는 ‘코리아 오토파츠 파크(KAPP)’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은 현지에 사무실을 내기 어려운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위해 KOTRA가 2012년 5월 만들었다. 리어 액슬 샤프트와 조인트 등 서스펜션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삼익오토텍, 자동차 도어 및 지붕 등을 만드는 화신테크 등 11개 부품업체가 사무실을 두고 있다. 김기준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 관장은 “중소 부품업체들에 사무실을 싸게 빌려주는 것은 물론 법률 회계 행정 서비스 등도 지원해주고 있다”며 “북미 빅3가 디트로이트에 공장이나 사무실을 둔 부품업체들을 선호하고 있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KAPP에 사무실을 마련한 11개사의 지난해 대미 수출 실적은 전년보다 33.4% 늘어난 1억달러에 이른다. 공간 부족으로 입주하지 못한 4개 업체가 대기 중이다. 김태균 디트로이트무역관 조사팀장은 “지난해 자동차용 고무제품을 생산하는 DMC(동명통산)는 물류창고를 새로 지어 독립하면서 KAPP를 졸업했다”며 “북미 빅3에 대한 납품이 늘면서 디트로이트에 뿌리를 내리는 기업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트로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설비 책임자인 황찬규 부장은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이 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우리도 생산라인을 쉴 틈 없이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작년 말 설비 개선 작업을 했다”며 “그래도 공급량이 달려 아예 새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북미 ‘빅3’가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 회복을 계기로 생산량을 늘리자 현지에 진출한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한국 부품업체들도 짭짤한 ‘낙수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증설 검토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은 크라이슬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런트·리어 섀시 모듈(여러 부품을 모아놓은 덩어리)을 생산한다. 자동차의 하체를 담당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예기치 않게 이 공장을 인수해 ‘알짜’로 탈바꿈시켰다. 2009년 말 크라이슬러에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미국 부품업체 아빈메리터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생산 시작을 불과 5개월 남겨놓고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다급해진 크라이슬러는 현대모비스에 SOS를 보냈고, 현대모비스는 설비와 함께 공장을 인수했다.
2010년 5월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은 이후 미국 자동차 시장 호황을 만나 급성장을 거듭했다. 2009년 1043만대까지 떨어졌던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1560만대에 달했고 올해는 16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은 가동 첫해 10만대였던 생산량이 지난해 33만대로 3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이 공장의 김재철 과장은 “작년 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창고를 설치하고 무인 운반설비를 도입했다”며 “토·일요일에도 특근을 실시해 지난해 365일 중 53일을 제외한 312일 동안 공장을 돌렸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35만대로 잡았다. 황 부장은 “현재 설비로는 생산량을 더 이상 늘리기 힘들다”며 “크라이슬러의 요청에 따라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자 신규 채용이 늘고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와 디트로이트 인근 중산층 밀집지역인 트로이와 디어번 등의 방 세 개짜리 월세가 2000달러에서 2400달러로 오르는 등 지역경제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KAPP로 몰려드는 중소 부품업체
트로이에 있는 ‘코리아 오토파츠 파크(KAPP)’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은 현지에 사무실을 내기 어려운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위해 KOTRA가 2012년 5월 만들었다. 리어 액슬 샤프트와 조인트 등 서스펜션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삼익오토텍, 자동차 도어 및 지붕 등을 만드는 화신테크 등 11개 부품업체가 사무실을 두고 있다. 김기준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 관장은 “중소 부품업체들에 사무실을 싸게 빌려주는 것은 물론 법률 회계 행정 서비스 등도 지원해주고 있다”며 “북미 빅3가 디트로이트에 공장이나 사무실을 둔 부품업체들을 선호하고 있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KAPP에 사무실을 마련한 11개사의 지난해 대미 수출 실적은 전년보다 33.4% 늘어난 1억달러에 이른다. 공간 부족으로 입주하지 못한 4개 업체가 대기 중이다. 김태균 디트로이트무역관 조사팀장은 “지난해 자동차용 고무제품을 생산하는 DMC(동명통산)는 물류창고를 새로 지어 독립하면서 KAPP를 졸업했다”며 “북미 빅3에 대한 납품이 늘면서 디트로이트에 뿌리를 내리는 기업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트로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