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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영국 프로축구)에서 뛰는 기성용 선수와 지난해 7월 결혼한 배우 한혜진 씨(32·사진)가 돌아왔다.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2년여 동안 MC로 활약했던 그는 결혼 이후 남편과 함께 영국에서 3개월가량 생활하다 귀국, 다시 배우로 복귀했다.

한혜진 "남편 기성용은 노력파…최고의 내조는 칭찬이죠"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유부남과 불륜관계를 맺는 유부녀역을,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선 아버지가 진 빚을 받으러 온 건달(황정민)과 사랑에 빠지는 호정 역을 맡았다. 방송과 영화,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한씨를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먼저 ‘힐링캠프’를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듣는 ‘힐링캠프’에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어요. 출연자들은 한결같이 타고난 능력이 아닌 지독한 노력으로 성공을 일궈낸 사람들이었어요. 저도 열심히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고 한 번 더 결심하게 됐죠.”

남편인 기 선수에 대해선 ‘노력파’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자기관리가 철저합니다. 그래서 든든하기도 하고요. 몸이 아파도 매일 집에서 복근과 발목 강화 훈련을 하고, 축구 외에는 관심이 없어요.” 한씨는 자신이 내조하는 방식은 “곁에서 칭찬해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의 신혼생활도 짤막하게 들려줬다. “주부란 직업이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아요. (기 선수의 집이 있는 영국의) 선덜랜드는 영화관도 없는 시골인데, 거기서 3개월간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며 지냈어요. 식단을 꾸미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였어요. 요리책을 보면서 오징어볶음, 닭갈비, 김밥, 찌개 등을 만들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얘기로 돌아와선 다소 진지해졌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분들은 새해라고 기뻐할 수만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우리가 잊고 사는 사랑을 떠올린다면 잠시나마 시름을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불행한 환경에서도 사랑을 택한 남녀를 그린 이번 영화처럼요.”

영화에서 그는 아버지의 병구완을 하면서도 당차게 사는 은행 직원 호정 역을 연기했다. 영화 속 상대는 형 집에 얹혀사는 골칫덩이 전과자. 호정은 하루 한 시간씩 만나주면 이자를 탕감해주겠다는 건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한씨는 “황정민 씨와의 진한 키스신은 남편도 이해할 것”이라며 “배우를 아내로 둔 남편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남자가 사랑하는 순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가령 호정이 맞선을 보자 남자는 그녀의 눈앞에서 없어지기 위해 숨어버리는데 이는 여자와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호정 역은 강단 있는 한씨의 기존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은진 역으로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그는 “여태껏 사랑받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이런 배역은 처음”이라며 “영화와 드라마 모두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을 상기시키는 게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달 방송과 드라마가 끝나는 대로 선덜랜드로 돌아갈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