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금융교육, 학교가 나서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0대 돼서야 개인재무 고민하는 한국
선진국처럼 유년기부터 금융교육해야
박종수 < 금융투자협회장 parkjs0908@kofia.or.kr >
선진국처럼 유년기부터 금융교육해야
박종수 < 금융투자협회장 parkjs0908@kofia.or.kr >
새해 초에는 다들 재무 계획을 세워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진 돈이 없든 많든 누구나 나름의 금융 계획을 갖고 돈을 모으거나 쓴다. 파이낸스라는 단어가 ‘목적’이라는 뜻의 라틴어 파이니스(finis)에서 유래한 것처럼 금융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 수단이다.
이렇듯 삶의 중요한 요소임에도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30대가 돼서야 개인재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 금융투자에 대한 이해가 짧을 수밖에 없고, 이는 불완전판매가 가능한 배경으로 작용한다.
물론 한국 금융투자산업의 역사가 짧은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금융 DNA가 있다. 지난해 발굴된 19세기 말 개성상인의 장부는 서구에서도 20세기 이후에 사용한 대차대조표, 투자자 이익배당 등 현대식 복식부기로 기록됐다. 1786년에 복식부기로 기록된 또 다른 개성상인의 장부가 일본에서 발견된 바 있어 한국인의 금융 잠재력을 짐작하게 한다.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자기책임’이라는 기본적 인식이 부족한 것은 무엇보다 공교육에서 금융교육을 소홀히 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호주는 2008년부터 금융교과를 필수과목으로 정했다. 자국민의 개인파산 급증이 금융교육 결핍에서 초래됐다는 반성에서였다. 국내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한 현시점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역시 2008년부터 개인재무관리를 중·고교 교과에 포함했고, 미국도 이를 고교 필수과목으로 정한 주가 14개주에서 점점 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불완전판매 근본 대책으로 금융교육을 통해 국민의 투자 판단력과 방어능력을 키우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에 대한 규제나 의무 강조만으로는 불완전판매의 근본 해결책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도 유년기부터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받았다면 불완전판매 문제가 이렇게 커졌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11세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워런 버핏은 다시 태어나면 7세 때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수학을 배우듯 금융을 배우는 환경에서 가능한 일이다.
날씨와 탄소배출량까지 증권화하는 시대에 증권투자를 투기로 치부하는 시각으로 다음 세대의 경제적 번영을 기대하긴 힘들다. 총성 없는 경제전쟁 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 세대를 위해 더 늦기 전에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시작할 때다.
박종수 < 금융투자협회장 parkjs0908@kofia.or.kr >
이렇듯 삶의 중요한 요소임에도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30대가 돼서야 개인재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 금융투자에 대한 이해가 짧을 수밖에 없고, 이는 불완전판매가 가능한 배경으로 작용한다.
물론 한국 금융투자산업의 역사가 짧은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금융 DNA가 있다. 지난해 발굴된 19세기 말 개성상인의 장부는 서구에서도 20세기 이후에 사용한 대차대조표, 투자자 이익배당 등 현대식 복식부기로 기록됐다. 1786년에 복식부기로 기록된 또 다른 개성상인의 장부가 일본에서 발견된 바 있어 한국인의 금융 잠재력을 짐작하게 한다.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자기책임’이라는 기본적 인식이 부족한 것은 무엇보다 공교육에서 금융교육을 소홀히 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호주는 2008년부터 금융교과를 필수과목으로 정했다. 자국민의 개인파산 급증이 금융교육 결핍에서 초래됐다는 반성에서였다. 국내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한 현시점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역시 2008년부터 개인재무관리를 중·고교 교과에 포함했고, 미국도 이를 고교 필수과목으로 정한 주가 14개주에서 점점 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불완전판매 근본 대책으로 금융교육을 통해 국민의 투자 판단력과 방어능력을 키우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에 대한 규제나 의무 강조만으로는 불완전판매의 근본 해결책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도 유년기부터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받았다면 불완전판매 문제가 이렇게 커졌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11세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워런 버핏은 다시 태어나면 7세 때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수학을 배우듯 금융을 배우는 환경에서 가능한 일이다.
날씨와 탄소배출량까지 증권화하는 시대에 증권투자를 투기로 치부하는 시각으로 다음 세대의 경제적 번영을 기대하긴 힘들다. 총성 없는 경제전쟁 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 세대를 위해 더 늦기 전에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시작할 때다.
박종수 < 금융투자협회장 parkjs0908@kofi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