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부실 공사를 조사하던 충북대 박모 교수가 지난 18일 오후 청주시 충북대의 한 학과 자료실에서 재료를 쌓아 놓은 선반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당일 학과 자료실 근처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해보니 박 교수 외에 자료실에 들어간 사람이 전혀 없었으며 외상도 목을 맨 흔적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숨진 박 교수의 옷에서 “너무 힘들다. 먼저 가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박 교수는 지난해 숭례문 복원 공사를 맡은 신응수 대목장이 값싼 러시아산 소나무를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문화재청이 구성한 ‘숭례문 종합점검단’의 일원으로 최근까지 검증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박 교수가 최근 전화를 받고 괴로워했다는 첩보를 확보, 누군가로부터 협박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박 교수의 통화 내역을 조사할 계획이다.

청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