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신세계그룹 등 유통업계 설명절 앞두고 자금 푼다
[ 정현영 기자 ] 유통업계가 설 명절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을 풀고 있다. 가장 먼저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그룹이 나섰고, 편의점 CU를 운영중인 BGF리테일도 중소협력사들의 자금 지원에 앞장섰다.

20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협력사 4153곳에 납품대금 2100억 원을 정기 지급일보다 8일 정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사 협력업체 모두 이번 조기 지급 대상이다.

현대백화점은 협력업체 1212곳에 1400억 원을,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도 각각 2317곳과 624곳에 450억 원과 250억 원의 자금을 잇따라 풀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7월부터 동반성장 특약을 맺은 중소협력업체 대상으로 판매 이후 결제 대금을 10일 이내에 지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그룹도 정기 지급일보다 6일까지 앞당겨 오는 28일 이전에 1100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중소협력사의 자금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당초 지급일인 다음달 3일보다 6일 앞당겨 협력사 380여곳에 1000억 원의 자금을 미리 푼다. 이번 조기지급을 통한 협력사들의 금융비용 절감액은 6000만 원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100억 원 가량을 일찍 지급, 협력사 300여곳이 상여금과 임금을 비롯한 원자재 대금 등 자금소요가 많이 발생하는 설 명절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설보다 지원 협력사를 700여곳 더 늘려 모두 3300억 원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서 조기 지급 대상 협력업체는 4700여곳에 달한다. 지원 규모도 전년보다 10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BGF리테일은 23일까지 협력업체 190여곳에 상품 대금 162억 원을 조기에 지급한다. BGF리테일의 경우 정기 지급일보다 10일 이상 앞당겨 지급하는 곳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일 동반성장협약을 맺은 중소업체 541곳에 납품대금 1872억 원을 우선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지난해 추석 명절에는 신세계그룹이 1600억 원, 홈플러스가 2200억 원, 롯데마트가 720억 원에 이르는 납품 대금을 먼저 지급한 바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설 명절에 2160여곳 협력사에 580억 원 가량을 조기 지급했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함으로써 협력사들은 자금 수요가 많은 명절 전 자금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 역시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설을 맞아 직원 상여금 등 지출비용 증가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자금 수요 해소를 위해 조기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 제도의 운영을 통해 협력업체와 상생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