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멘트 제조사들이 다음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8~10% 인상하기로 했다. 수요처인 레미콘 업계와 건설사들이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라파즈한라는 t당 7만3600원인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을 다음달 17일부터 8만1000원으로 10% 인상키로 했다. 동양시멘트도 다음달 27일부터 t당 8만600원으로 9.5% 인상하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사와 건설사에 발송했고, 매출 1위인 쌍용양회는 3월1일부터 8만100원으로 8.8% 올리기로 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초 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레미콘 업계 반발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담합조사로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전력요금이 세 차례에 걸쳐 18% 올랐고 △원료인 내화재료와 석고 가격도 각각 15%, 14% 상승했으며 △철도 및 해송운임이 각각 8%, 9% 인상됐기 때문에 올해는 시멘트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게 시멘트 업계 주장이다.

시멘트 업계는 또 아파트 표준건축비에서 시멘트 투입비 비중이 1.4%에 불과하고, 아파트 분양가 기준으로는 0.9%에 그치기 때문에 시멘트 가격을 올리더라도 건설 업계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레미콘 업계와 건설사들은 ‘명분 없는 인상’이라고 반박했다. 대한석탄공사에 따르면 시멘트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의 지난해 평균 가격은 t당 93.20달러로 시멘트 가격 인상 전인 2012년 1~2월 평균(125.85달러)보다 약 26%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마지막으로 시멘트 가격이 인상된 2012년 3월(1120원대)보다 오히려 56원가량 떨어져 시멘트 생산원가 하락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다. 건설사에 비해 영세한 레미콘 업체들이 시멘트 가격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멘트 가격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9% 올랐지만 레미콘 가격은 2009년 ㎥당 5만6200원에서 현재 ㎥당 5만9600원으로 6% 오르는 데 그쳐 시멘트 가격인상분을 레미콘 가격에 다 반영하지 못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