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협력 합시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스위스 베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하인즈 카러 스위스 경제인연합회장, 한스 헤스 스위스 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박 대통령,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 “경제협력 합시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스위스 베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하인즈 카러 스위스 경제인연합회장, 한스 헤스 스위스 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박 대통령,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스위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베른에서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금융 등 분야에서 제3국에 공동 진출을 추진키로 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양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관련 분야에서 1개의 협정서와 11개에 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3국 공동 진출 추진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서 두 나라 간 창조경제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스위스 기업들의 한국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정밀기계 화학 의약품 농업 분야에서 스위스가 가진 세계적인 기술력과 휴대폰 선박 등 제조 분야의 한국 강점과 창의력이 결합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7년 이후 스위스의 노바티스 벤처펀드가 한국의 바이오 벤처기업들에 재정 지원을 하고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한 것이 창조경제의 좋은 협력사례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스위스에는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15개가 있고, 한국에는 14개가 있다”며 “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제3국 시장에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정상회담에서도 박 대통령은 양국 기업의 제3국 공동 진출을 돕기 위한 금융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경제인 포럼에서는 산업용수설비 조절용 밸브업체인 에스디디(SDD), 에코시계, 동양메탈공업 등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스위스 글로벌 기업들 간 5건의 부품 공급 협의가 진행됐다.

올 상반기 최종 실사를 거쳐 확정될 계약 규모는 1억72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KOTRA는 추산했다. 이날 포럼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사절단과 하인즈 카러 이코노스위스 회장 등 양국 경제인 160여명이 참석했다.

◆근로자 2290만원 보험료 절감

두 나라 정상은 양국 기업들 간 상호 진출을 확대하고 과학기술 분야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MOU에 서명했다. 우선 양국 파견 근로자들이 상대국에 내야 하는 연금보험료 및 고용보험료를 6년간 면제하는 내용의 사회보장협정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스위스에 파견된 우리 기업 근로자들은 1인당 연간 최대 2290만원의 보험료 절감 혜택을 보게 된다.

기초과학 및 산업기술 협력 분야에서는 7개 MOU가 체결됐다. 나노 바이오 헬스 에너지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확대하기 위한 협력, 두 나라 대표적인 과학기술 특성화대학 간 산학협력 교류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국가 장학금 상호 지원을 통한 국가 차원의 우수인력 교류 확대 등 교육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 무역보험 및 관광공사 간에 추진됐던 관광 및 무역 확대 관련 2건의 MOU는 스위스 관세당국이 당초 조건으로 내걸었던 일부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막판에 양보함에 따라 이견이 좁혀져 타결됐다.

베른=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