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상징주의 화가 프란츠 폰 스투크(1863~1928)의 ‘불협화음’은 팬파이프에 얽힌 신화에 화가의 상상력을 덧붙인 것이다. 상징주의는 19세기말 20세기 초 이성 중심주의에 반발해 등장한 사조로 신화적 소재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화가는 목신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호기심이 발동한 한 꼬마 정령이 악기를 가로채 젖 먹던 힘을 다해 불고 있다는 내용을 더했다. 자신이 만든 악기에 되레 당하고 있는 목신의 모습은 요정에게 동정심을 갖고 있던 독자들에게 묘한 복수의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