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에서 1억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데 이어 은행의 정보까지 흘러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20일 각 금융회사 홈페이지와 콜센터, 영업점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대다수 고객들은 반응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빠져나간 내 정보 때문에 원하지 않는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닌가?`라며 불안을 토로했고, 또 다른 반응은 `이 지경이 되도록 금융회사와 감독당국은 무엇을 했느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보유출에 관련된 회사의 임원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당국의 책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을 아끼는 금융회사 직원들의 좌절감은 이에 비할바가 아닌듯 싶다.



20년 넘게 금융권에 몸담은 한 금융회사 간부는 "어쩌다 금융권이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금융회사 직원들도 개인정보가 빠져나갔지만 하소연 할 곳도 없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은행권의 고위관계자도 "직장 다니면서 이런 일은 처음 당해본다"면서 "남들 뭐라고 하든 자긍심 하나로 버텨왔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다수 금융인의 심정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신의 직장`, `고액 연봉`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금융인들의 자괴감은 생각보다 커보였다.



사실 이번 정보유출은 한두 사람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서 출발됐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원인은 어제 오늘 발생한 것이 아니다. 물론 사상 최악의 정보유출이 발생할 금융회사나 관련된 금융인을 무조건 옹호할 생각은 없다. 신제윤 위원장이 징벌적 배상책임을 제도화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자에 대해 일벌백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옳은 방향이다.



다만 선량한 대다수 금융인이 자칫 잠재적 범죄자나 부도덕한 사람들로 매도당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 일과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금융은 `사람`이 핵심자산이다. 우수한 인력이 없으면 선진금융은 꿈조차 꿀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앞으로 10년내에 금융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10%까지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융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싶다면 우수한 인력이 금융계에 문을 두드리고 계속 일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을 탐욕으로 가득찬 `도둑`으로만 몰아간다면 장차 선진 금융은 누가 만들어갈 것인가? 감독당국도 금융회사 CEO와 임원도 아니다. 금융의 뿌리를 자부하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선 직원들이 한국 금융의 미래이다. 참담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던 대다수 금융인들에게 조용히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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