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두고 한국과 일본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념관 개관식 다음날인 20일 “한국과 중국이 구세기에 일어난 일에 대한 일방적인 평가를 토대로 연대해 국제적 움직임을 전개하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협력관계 구축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라며 “지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며 “지금까지 일본의 입장과 우려를 한·중 양국에 전달해 왔다”고 했다.

이에 외교부는 이날 ‘역사의 양심에 눈감은 스가 일본 관방장관을 규탄한다’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외교부는 “안 의사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신 위인으로서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존경받고 있는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대한제국에 을사늑약을 강요하고 무력을 동원해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침탈을 주도했으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짓밟고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해악을 끼친 원흉”이라고 비난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