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호텔 따라잡기 왜?
[김하나 기자]서울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조식뷔페가 준비되어 있는 식당으로 내려가 간단하게 아침을 먹는다. 집안 청소부터 세탁물까지 모두 프론트에 맡기고 출근한다. 퇴근 후 단지 입구까지만 운전하고 오면 주차 장소를 찾을 필요 없이 주차도우미가 알아서 주차서비스를 제공해준다. 김 씨가 사는 아파트는 수십억을 호가는 대형 주상복합이 아니다. 전용면적 59㎡의 국민주택형 규모의 아파트에 불과하다.

이 같은 김 씨의 하루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전망이다. 과거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최고급 호텔식 서비스’가 최근 중소형 아파트에 속속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식 서비스란 아파트 내 입주민의 비서역할을 하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또 발렛파킹, 조식 뷔페 제공, 청소대행, 세탁 서비스 등 호텔에서나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고급 생활편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건설사들, 비슷한 아파트 상품에 한계…호텔서비스로 차별화 시도

이러한 호텔식 서비스들은 과거(2008년 금융위기 이전 공급된) 갤러리아 포레를 비롯하여 메세나 폴리스, 타워팰리스, 하이페리온 등 수십억원 대의 최고급 대형 주상복합에만 적용되던 서비스들이다. 건설사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고급 서비스를 접목하여 VVIP 수요들을 잡고, 주상복합만의 차별화를 위해 도입했던 서비스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에 대한 중소형 주택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차별화된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에서 평면이나 커뮤니티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이제 거의 비슷해졌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고급 아파트의 이미지를 주고 입주민의 높아진 눈 높이를 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아파트에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아파트는 지난 해 11월 공급된 삼성물산의 ‘래미안 강동팰리스’다. 이 아파트는 총 999가구 중 전용 59~84㎡가 99%에 달하는 중소형 아파트다. 분양당시 최상의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주야간으로 24시간 생활안내를 비롯해 강력한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는 24시간 호텔형 프런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의 컨시어지 개념을 도입해 주간 여성 컨시어지 1명과 야간 보안근무자 1명을 운영해 방문객 안내 및 택배보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주방이나 화장실 배관 막힘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해 보수관리서비스를 야간까지 운영해 생활의 편의를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분양가 6억원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에서 수십억원 대 최고급 중대형 아파트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데 대해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며 “분양 당시 1,2순위 청약접수에서만 1796명이 몰렸고, 초기 계약률도 90%가 넘었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호텔 따라잡기 왜?
◆삼성물산 '강동팰리스', 두산중공업 '트리마제’, 대우건설 '별내 푸르지오’ 등 도입


두산중공업이 올 상반기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일대에 공급예정인 ‘트리마제(Trimage)’ 아파트도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급호텔 수준의 조식서비스와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 경비, 린넨, 청소, 발렛파킹, 포터 그리고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트리마제(Trimage)’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547-1번지 일대에 지하 3층, 최고 47층 4개동, 총 688가구 규모다. 이 아파트도 전용면적 기준 25~216㎡로 지어진다. 전용 84㎡ 이하가 478가구를 차지하는 등 중소형 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대우건설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택지지구에 공급중인 ‘별내 푸르지오’에 유지보수 서비스인 ‘더 사랑 서비스’와 평소 주부가 혼자하기 어려운 못박기, 전등교체 등의 가사를 도와주는 ‘대신맨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1층 14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 76㎡ 318가구와 84㎡ 782가구 등 총 1100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공급된다.

포스코건설은 경기 광교신도시 업무8블록에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를 분양 중이다. 지상 35층, 40층 2개동, 전용면적 48~182㎡ 규모이며 총 647가구다. 단지는 신개념 주거공간에 맞춰 직장인, 골드싱글, 세컨드하우스 등 세대 맞춤형 평면 설계된다.

입주민들이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센터 라운지에서 원가 수준으로 식사를 하루 세끼로 1년 내내 제공한다. 입주민이 요청하면 가든파티와 같은 리조트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 202만㎡의 광교 호수공원이 있어 호수공원 인프라를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다.

대한토지신탁과 대림산업은 충남 천안시 국철 두정역 인근에 오피스텔 ‘아크로텔 천안두정’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 지상 12층에 오피스텔 838실과 도시형생활주택 297가구로 총 1135가구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의 전용면적은 21~50㎡, 도시형생활주택은 17~33㎡다.

이 단지는 바쁜 아침시간에 조식을 거르기가 다반사인 직장인과 학생을 위해 부담없는 금액으로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국내 유명 캐터링 업체와 제휴해 ‘조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