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골치를 썩여온 베트남·인도펀드 수익률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두 나라 증시는 오히려 반등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베트남·인도 증시가 반짝 상승한 지금이 펀드의 환매 타이밍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베트남펀드, 하반기 원금회복”

'분통' 베트남·인도펀드 요즘 '신통방통'
올 들어 베트남 VN지수 상승률은 9.72%(20일 기준)다.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의 기업지분 한도를 확대할 것이란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베트남펀드는 올 들어 평균 8%가량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베트남1A(주식혼합)A’(8.06%),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2’(7.76%), ‘KB베트남포커스95(주식혼합)A’(7.73%)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년간 수익률도 대부분 26~31%에 달했다.

베트남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적극 펴고 있는데다 환율도 안정적이어서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생산기지로 각광받는 베트남에 외국인의 장기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수출 경기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어 VN지수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상당수 베트남펀드는 2006~2007년 설정돼 누적 수익률이 -30%를 밑돌고 있다. 윤 연구원은 “지수가 2009년 670에서 고점을 찍은 뒤 한 번도 520을 넘지 못했는데 지금 추세라면 600선 돌파가 가능하다”며 “올 하반기께 베트남펀드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짝 상승’ 인도…기대는 낮춰야


국내에서 18개(설정액 3900억원)가 운용되고 있는 인도펀드의 수익률 역시 상승세다. 작년 8월 저점을 찍었던 센섹스지수가 그동안 20~30% 올랐기 때문이다. 작년 말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이 승리해 경제개혁 기대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줬다.

인도펀드 수익률은 롤러코스터를 타 왔다. 5년 수익률은 평균 59.34%로 높지만 3년 -21.08%, 2년 0.20%, 1년 -1.97% 등이다. 그러다가 3개월 3.98%, 올해 0.26% 등으로 회복하고 있다.

최근 수익률 면에서 가장 앞선 펀드는 ‘피델리티인디아’다. 2007년 설정된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2%다. ‘신한BNPP봉쥬르인디아H’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1.65%다. 다만 이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25.24%로 부진하다.

인도 증시는 반짝 상승했지만 뚜렷한 경기개선 조짐이 없고 환율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증시가 대세 상승기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인도 관련 펀드에 추가 투자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범준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인도와 베트남은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진 뒤 급락했다 회복한 대표적인 곳들”이라며 “지금이 관련 펀드를 해지하고 선진국 펀드로 갈아탈 타이밍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재길/안상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