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의 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3년 연속 정부의 기준치를 초과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도 못막은 통신사 전쟁…번호이동 3년 연속 기준 초과
2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번호이동 건수는 2011년 975만9456건, 2012년 1056만6937건, 지난해 991만3179건으로 집계됐다. 이를 하루평균으로 환산하면 2011년 2만7110건, 2012년 2만8950건, 지난해 2만7159건으로 3년간 평균은 2만7739건이다. 방통위의 기준에 따라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을 0.75일로 계산하면 3년간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2만9000건으로 늘어난다.

이는 방통위가 통신시장의 가입자 경쟁이 과열됐다는 판단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방통위는 통신시장을 과열시켰다는 이유로 수차례 통신사에 영업정지와 과징금 철퇴를 때렸지만 그간 방통위의 규제가 사실상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번호이동 과열 지표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만4000건이라는 기준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열 지표를 상향 조정하면 통신사들의 ‘가입자 뺏기 경쟁’이 더 극심해질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신규 가입자 수는 줄고 번호이동 건수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치를 올리면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만 더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