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1일 제주벤처마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1일 제주벤처마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1일 제주에서 3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의원 측은 이를 위해 다음달 창당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특히 안 의원 측은 6·4 지방선거에 나설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신당’ 간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과 신당 간 야권 주도권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안철수 신당이 유력한 광역 후보들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 등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방선거 책임 있는 자세로”

안 의원은 이날 제주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2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3월에 창당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우리 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지고 기본이 흔들리고 있어 낡은 틀로는 더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고 새 정치 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옳았음을 거듭 확인했다”고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안 의원은 “지방선거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창당에 대해선 뚜렷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밤 창당을 준비해 온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 등이 “새정치도 선거를 통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안 의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어 “여전히 과거를 답습하고 이념과 지형을 볼모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정치, 기초공천 폐지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치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차선이 아닌 최선의 선택,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선택, 국민을 존중하고 하늘처럼 여기는 정치세력이 있어야 한다”고 제3세력 출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신당의 지향점에 대해 “산업화와 민주화세력은 존중의 대상이지 증오와 배제의 대상이 아니다. 힘을 합쳐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는 새 시대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안철수 신당 측이 17개 광역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함에 따라 정치권은 긴장하고 있다. 호남뿐 아니라 영남 등에서도 후보를 낸다는 방침은 이날 처음 밝힌 것이다.

서울시장을 놓고 민주당과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안 의원이 2012년 서울시장 및 대선 후보를 민주당에 양보했으니 이번엔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한 만큼 야권 연대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가 3자 대결 속에서 치러지면 야권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분열의 정치가 새 정치냐” 라고 안 의원 측을 비난한 이유다.

또 하나의 관건은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유력 후보를 얼마나 많이 낼 수 있느냐다. 윤 의장은 “후보가 될 만한 훌륭한 인사를 영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때가 되면 한꺼번에 하든지 순차적으로 하든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안 의원의 대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의미 있는 성과와 관련해 윤 의장은 “개인적으로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기준으로 2석”이라고 했고, 안 의원은 “영남에서 의미 있는 지지율을 봐야 한다”고 했다.

제주=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