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저가수주 트라우마' 탈출 본격화…개별 경쟁 포기, '적과의 동침'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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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수주 27억弗…출발 '산뜻'
현대건설 등 4개社 컨소시엄 이라크 6조 정유공장 수주
SK건설 "적자공사 입찰 안해"
수익성 좋은 '제안형 사업' 확대
현대건설 등 4개社 컨소시엄 이라크 6조 정유공장 수주
SK건설 "적자공사 입찰 안해"
수익성 좋은 '제안형 사업' 확대
A건설은 최근 터키에서 나온 교량공사(7000억원대)를 수주 막바지에 포기했다. 발주처로부터 우선협상자로 결정돼 수주 협상을 진행해 오던 상황이었다. 건설비를 먼저 투입해 시설을 준공하고, 통행료를 받아 사업비를 회수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발주처가 내세우는 시설운용 페널티가 까다로워서 수익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A건설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매출 확대를 위해 일단 수주했겠지만, 요즘에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간 연합으로 ‘공동수주’ 확대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적 쇼크’로 몸살을 앓았던 건설업계가 ‘저가수주 트라우마 탈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업체 간 공동수주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발주처들의 의도된 저가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리스크도 줄일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중동권에서 컨소시엄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이라크에서 60억4000만달러(약 6조4283억원) 규모 정유공장 건설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공동수주에는 현대엔지니어링·GS건설·SK건설 등이 참여했다.
국내 기업이 이라크에서 수주하는 단일 플랜트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다.
또 알제리에서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인터내셔널 컨소시엄과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에서 각각 우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설계·구매·시공 등 모든 건설과정을 총괄해 진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1600㎿급 복합화력 발전소 6개를 동시에 건설하는 사업이다.
앞서 쿠웨이트 청정연료 생산공장 건설공사도 전체 3개 공구 중 GS건설·SK건설 컨소시엄,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외국업체와 함께 참여했다.
○현장관리 개선으로 수익성 확대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발주 2년 전부터 사업 개요가 조금씩 드러난다. 따라서 해당 공사에 대한 신속한 사전 정보 확보와 꾸준한 발주처 관리가 수주 성공의 관건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실적 쇼크’ 이후 해외사업본부 수주 전략이 완전히 달라졌다. 공사물량을 줄이더라도 전체 수익성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 공사는 아예 수주경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SK건설도 마찬가지다. 예상 수익이 목표치를 밑돌면 사내에서 수주심의 자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입찰자들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입찰자 실명제’도 시행한다.
비용절감과 건설품질 향상을 위해 현장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발주처에만 의존하지 않고 건설사들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자체 공사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제안형 사업’도 적극 늘리고 있다. 라오스 수력발전 등 국가 기간산업이면서도 해당 국가가 필요한 사업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다.
한편 이달 20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7억383만6000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억4945만3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라크와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추가 수주를 앞두고 있어 이달 전체 수주액은 201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인 7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역대 최고치인 7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
하지만 발주처가 내세우는 시설운용 페널티가 까다로워서 수익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A건설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매출 확대를 위해 일단 수주했겠지만, 요즘에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간 연합으로 ‘공동수주’ 확대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적 쇼크’로 몸살을 앓았던 건설업계가 ‘저가수주 트라우마 탈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업체 간 공동수주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발주처들의 의도된 저가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리스크도 줄일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중동권에서 컨소시엄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이라크에서 60억4000만달러(약 6조4283억원) 규모 정유공장 건설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공동수주에는 현대엔지니어링·GS건설·SK건설 등이 참여했다.
국내 기업이 이라크에서 수주하는 단일 플랜트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다.
또 알제리에서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인터내셔널 컨소시엄과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에서 각각 우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설계·구매·시공 등 모든 건설과정을 총괄해 진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1600㎿급 복합화력 발전소 6개를 동시에 건설하는 사업이다.
앞서 쿠웨이트 청정연료 생산공장 건설공사도 전체 3개 공구 중 GS건설·SK건설 컨소시엄,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외국업체와 함께 참여했다.
○현장관리 개선으로 수익성 확대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발주 2년 전부터 사업 개요가 조금씩 드러난다. 따라서 해당 공사에 대한 신속한 사전 정보 확보와 꾸준한 발주처 관리가 수주 성공의 관건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실적 쇼크’ 이후 해외사업본부 수주 전략이 완전히 달라졌다. 공사물량을 줄이더라도 전체 수익성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 공사는 아예 수주경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SK건설도 마찬가지다. 예상 수익이 목표치를 밑돌면 사내에서 수주심의 자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입찰자들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입찰자 실명제’도 시행한다.
비용절감과 건설품질 향상을 위해 현장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발주처에만 의존하지 않고 건설사들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자체 공사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제안형 사업’도 적극 늘리고 있다. 라오스 수력발전 등 국가 기간산업이면서도 해당 국가가 필요한 사업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다.
한편 이달 20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7억383만6000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억4945만3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라크와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추가 수주를 앞두고 있어 이달 전체 수주액은 201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인 7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역대 최고치인 7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