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테마주가 관심을 끌자 일부 기업의 편승 시도가 속출해 눈총을 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비트코인, 개인정보 유출, 라이파이(Li-Fi),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등이 뜨거운 테마로 떠올랐다. 뚜렷한 상승 재료가 없는 시장에서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 주가는 들썩이고 있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기가 쏠렸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테마주로 꼽히는 라이브플렉스는 지난 20일 이 회사가 운영하는 게임포털 '게임클럽'에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라이브플렉스는 비트코인아시아의 지분 49%를 확보하고, 비트코인 전용 현금인출기(ATM)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라이브플렉스는 단숨에 비트코인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브플렉스 주가는 사흘간 31.71% 치솟았다.

SGA는 지난 20일 계열사 레드비씨가 서버 보안을 위한 차등적 정보 접근 통제시스템 '오쓰캐슬'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고객정보 대량 유출로 떠들썩한 상황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한 것. SGA 주가는 이날부터 사흘간 6.88% 뛰었다. SGA는 지난 8일에도 비트코인 거래 전용 서버 보안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밝혀 3.52% 급등했다.

SGA 관계자는 "이번에 내놓은 서버 보안 솔루션은 인증을 특화시킨 제품"이라며 "개발에만 1년 6개월 걸렸는데 개발완료 시점에 정보유출 사건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테마주에 올라타려는 시도는 반복돼 왔다.

프린터 현상기 제조업체인 지아이블루는 지난해 8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3D프린터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회사 주가는 다음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지아이블루는 올해도 3D프린터 관련주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가관리를 위해 시장에 이슈가 생기면 관련 테마에 편승하려고 한다" 며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단기간에 좋아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온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은 개인 위주 시장으로 단기 모멘텀(동력) 투자가 성행한다" 며 "테마로 시장의 관심이 생기면 우선 선취매를 해놓고,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는 일종의 '머니게임'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펀더멘털(기업가치)이 취약한 기업은 주가가 급등하면 급락하기 마련" 이라며 "테마가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기업 자체역량이나 본질 가치가 좋은지를 따져보고 투자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