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가 새해 들어 ‘핫’한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의 ‘실탄’ 지원이 든든한데다 정부의 관련 산업 육성 의지도 확고하기 때문이다.

‘황우석 신드롬’으로 바이오주들이 증시 전반을 주도했던 2004~2005년의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반짝반짝’ 헬스케어주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총 50위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올 들어 21.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4.61%)을 다섯 배 이상 앞선다. 한지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사업도 좋지만 중국 쪽 사업이 더 기대된다”며 “중국에서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의사는 7000명뿐인데 이 중 4900명이 이 회사의 교육을 받았을 만큼 업계 지배력이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코스닥 50위권 이내 바이오·헬스케어주들도 성적이 좋다. 시총 1위 셀트리온 주가가 해가 바뀐 뒤 16.82% 오른 것을 비롯해 차바이오앤(9.17%), 바이로메드(11.64%), 아이센스(10.46%) 등이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정부가 병원의 부대수익사업을 허용하고 원격진료를 장려하는 등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들썩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구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빠른데다 모바일과 결합한 ‘U헬스케어’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인 만큼 업종 전체가 상당 기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집중매수

바이오·헬스케어주들이 약진한 또다른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다. 외국인들은 덩치를 가리지 않고 관련주들을 매집했다. 한때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메디톡스에서 시총 1000억원대인 바이오스페이스, 세운메디칼까지 쇼핑 바구니에 담았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바이로메드는 올 들어 기관의 115억원 순매도 공세에도 불구, 18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에 힘입어 주가가 뛰었다. 메디톡스, 내츄럴엔도텍, 아미코젠 등도 기관은 팔았지만 외국인이 사들이면서 주가가 3~23% 오른 경우다. 오스템임플란트, 아이센스 등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한 사례다.

시총이 작은 코스닥 종목에 외국인들의 뭉칫돈이 들어오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10월31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말까지 외국인 지분이 ‘0’였지만 올 들어 56억원의 순매수에 힘입어 외국인 지분율이 4.3%로 높아졌다. 아이센스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말 27.69%에서 29.37%까지 오르며 3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에만 의존,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총이 작은 종목은 오르는 속도 만큼 떨어지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정 차익을 챙긴 뒤 일제히 빠지는 최악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기술과 실적이 탄탄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들고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송형석/이고운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