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사마귀 우화'서 변화·자기 혁신 배운 삼성 사장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수요사장단회의 강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올 신년사에서 강조한 ‘변화를 주도해 한계를 돌파하자’는 경영화두를 되새기기 위해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수요사장단회의 강연 주제도 ‘변화’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세상은 언제나 변하는데 이 변화에 자신을 맞춰 가려는 것이 혁신”이라며 “혁신 없이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세상의 변화를 탓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장자 산목(山木)편에 나오는 ‘사마귀 우화’를 인용하며 그 같은 변화를 읽지 못해 겪는 위기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했다. 사마귀 우화는 장자가 과일나무에 내려앉은 까치를 활로 쏘려는데, 까치는 사마귀를 잡느라 정신이 팔려 자신이 죽을 줄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사마귀는 매미를 잡느라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까치의 존재를 모르고, 매미는 나무 그늘에서 우느라 사마귀를 인식 못하고 있었던 것.
수요사장단회의 강연 직후 김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와 ‘혁신은 정치’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도 그 혜택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에 불만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런 과정에서도 중단 없이 혁신을 이어가야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이익을 따지기보다 그 이익 때문에 놓치는 기회비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주 수요사장단회의에서도 전원책 변호사(자유기업원장)로부터 ‘바람직한 기업관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변화’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