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일본에 금메달을 안길 후보 '0순위'는 10대 소녀 다카나시 사라(18)다.

그는 올림픽 여자 스키점프 초대 챔피언에 자리에 오를 유력한 후보다.

다카나시는 키 152㎝, 몸무게 55㎏의 작은 여학생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스키점프에서만큼은 세계 최강자다.

2011년부터 성인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다카나시는 만 16세이던 2012-2013시즌 월드컵에서 사상 최연소 종합우승을 이뤘다.

그는 한 시즌 동안 16차례 대회에서 무려 8승을 거뒀고 13번이나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데 큰 힘을 보탰고 개인 노멀힐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올 시즌 다카나시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지난 19일 일본 야마가타현 자오 스키장에서 열린 월드컵 9차 대회 개인 노멀힐에서 1위를 차지해 올 시즌 벌써 월드컵에서만 8승째를 챙겼다.

5차 대회만 빼고 4연승을 두 차례나 하면서 지난 시즌 통틀어 기록한 승수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현재 다카나시가 월드컵에서 거둔 승수만 무려 17승으로, 그가 대회에 나설 때마다 스키점프 월드컵 여자 최다 우승 기록은 매번 새로 쓰이고 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노멀힐 챔피언인 사라 헨드릭슨(20·미국)이 갖고 있던 13승이었다.

통산 17승은 가사이 노리아키(42·16회 우승)를 넘어서 일본 선수 중 남녀를 통틀어서도 월드컵 최다 우승 신기록이기도 하다.

가사이는 소치 올림픽 출전으로 역대 최다인 7회 연속 겨울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된 일본 스키점프의 산 증인이다.

다카나시는 일본 선수 통산 최다승을 거두고는 "기록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좀 더 수준 높은 점프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겠다"며 자세를 고쳐잡았다.

눈이 많은 일본 북부 홋카이도의 가미카와에서 태어난 다카나시는 스키점프 가족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스키를 타고 하늘을 나는 법을 배웠다.

그의 아버지 다카나시 히로나리도 스키점프 선수였고, 그의 오빠도 스키점프 선수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스키점프를 했다는 다카나시는 "처음엔 너무 무서웠지만 한 번 뛰어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마치 새가 된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또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배운 것이 스키점프 선수로서 탁월한 균형 감각을 갖게 한 발판이 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998년 자국 나가노에서 열린 겨울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딴 이후 금메달 가뭄에 시달려 왔다.

나가노 대회 이후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세 차례 겨울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아라카와 시즈카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딴 메달만이 유일한 금빛이었다.

스키점프 여자 개인 노멀힐은 이번 소치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진다.

30명의 선수가 점프대 위에 설 예정이지만 다카나시의 금메달 전망은 밝다.

올 시즌 예정된 19차례 월드컵 중 9번째 대회를 마친 현재 다카나시는 총 860점으로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카리나 포그트(독일)는 546점에 불과할 만큼 다카나시는 독보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