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중국발(發) 악재에 1950선 전후까지 미끄러졌다. 지난 사흘간 쌓아올린 상승폭을 대부분 내줬다.

23일 오후 2시15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19.10포인트(0.97%) 내린 1951.31에 거래됐다. 장 한때는 1% 넘게 빠지며 1947.01까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하락세는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을 기록,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급 면에서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선·현물 매도가 커지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선물 시장에서 선물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와 코스피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이날만 4500계약가량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1269억 원 매도 우위다. 차익 거래가 12억 원 순매수, 비차익 거래가 1281억 원 순매도다.

중국 PMI 지수 부진과 더불어 자산관리상품(WMP) 부도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림자 금융'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됐다는 것.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롤인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2012년 판매한 10억위안 상당의 투자 상품은 지난해 말까지인 원금 지급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삼성증권은 단기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선인 1935선을 저점으로 1990선까지 반등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PMI가 50에도 못미쳐고 그 하위 지표들도 동반 침체를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위축된 가운데 '그림자 금융' 우려까지 겹쳤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앞두고 수급 기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중국 악재가 매도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

김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이 구조적인 약세로 연결되는 흐름이기보다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춘절 효과와 향후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추가 하락시 저점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