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타 기소우 지음 / 고선윤 옮김 / 바다출판사 / 308쪽 / 1만5000원
《손과 뇌》는 손과 뇌의 연관성을 파헤쳐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본 뇌과학계의 거장 구보타 박사의 실전 뇌과학이다.
저자는 인류가 손을 쓰면서부터 뇌의 부피가 급증했다고 주장한다. 160만년 전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 하빌리스’ 화석이 그 증거다. 1963년 탄자니아의 한 계곡에서 영국 인류학자가 사람 화석을 발견했는데,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은 나무타기와 매달려 있기에 적합하고 모든 손가락의 손허리뼈 관절은 도구를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이 화석 이후 원시인의 뇌 용적이 급격히 커졌다. 호모 하빌리스가 손으로 돌이나 나무 등을 만지는 과정에서 뇌에 자극을 받고 창조성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는 지난 200여년간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을 거치며 획기적으로 발전했지만 뇌 용적은 제자리였다. 손을 많이 쓰지 않았던 것이다.
손은 육체의 건강과도 밀접하다. 미국의사협회가 일본계 남성 8000여명을 대상으로 건강과 장수에 대해 역학 조사한 결과 85세 이상 655명의 평균 악력은 39.5㎏인 데 비해 85세 이전에 죽은 3369명은 38.5㎏이었다. 나머지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의 악력도 85세 이상 노인보다 낮게 나타났다. 장수자의 악력이 높은 이유는 손으로 무거운 것을 들어 옮기거나 농사를 짓는 등 힘쓰는 일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