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서울시장은 어떤 인물이어야 하나. 무엇보다 도시를 이해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메트로시티의 시장을 뽑는 것이지 농경사회 촌락의 촌장을 뽑는 그런 선거가 아니다. 초고층 첨단빌딩이 산업사회의 전문화·분업화의 상징이며 고도화된 경제적 밸류체인의 성과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협동조합이 현대적인 주식회사의 대안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원을 낭비하는 그런 시장이어서는 안 되겠다. 그것은 도시의 부정일 뿐이다.
이미 도시들의 경쟁시대가 왔다. 서울은 도쿄와 베이징 상하이와 다투며 멀리는 뉴욕과 런던을 질시하는 거대 도시다. 서울은 대한민국을 견인하며 대한민국이 아시아를 이끌어가는 그런 시대에 대한 비전이 있는 정치인이 서울시장이 되기를 우리는 바란다. 국가들의 경쟁은 이미 도시들의 경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그런 인물이 나와야 하겠다. 그러나 정치공학자들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장을 대통령 선거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기는 것이야 말릴 이유가 없지만 거대 도시에 대한 비전도 없다면 국가비전인들 가능하겠는가. 무비전, 무철학, 무의지는 정치진영들이 똑같다. 지자체장 정당공천 문제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기초든 광역이든 저마다 어떤 시·도, 시·군·구가 되겠다는 목표부터가 없다. 공천제도의 폐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본질이 아니다.
도시를 이해하는 것은 문명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서울시장이 농촌에 대한 향수나 부추기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메트로시티 서울의 진정한 시장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