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환매 언제든지 가능
수익 90%이상 배당 '매력적'
해외 부동산 임대료 상승세
지금이 투자 좋은 시점
최소 3~4년 장기투자 유리
김선희 한화자산운용 전략AI(대체투자)운용팀 펀드매니저(42·사진)는 국내에선 몇 안되는 해외 부동산펀드 전문가다. 원래 기업 주식을 분석하다 해외 부동산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개인들의 자금을 모아 해외에 상장된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한다. 그가 직접 운용한 상품 중 ‘한화재팬리츠부동산투자신탁’은 지난해 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2년 오피스 공실률이 최대 9.5%에 달했던 일본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것을 잘 공략한 때문이다.
○부동산과 금융의 결합…리츠펀드
김 매니저는 “국내 자산가들은 주로 건물이나 주택을 직접 소유한다”며 “반면 해외 고액자산가들은 쉽게 현금화할 수 있고 전문가가 관리하는 데다 규칙적으로 소득이 나오는 배당형 간접 투자상품을 선호하다”고 설명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에 특화된 회사(신탁)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개발·임대·매각함으로써 얻는 수익을 투자자들과 나누는 구조다. 국내에서도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제정되면서 본격 도입됐다. 그러나 국내에선 주로 기관투자가와 자산가들끼리 모여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하는 비상장 사모형 리츠가 많다. 리츠펀드란 공개된 리츠에 재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가리킨다.
김 매니저는 “세계 상업용 부동산의 7%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며 “쇼핑몰과 소매점, 오피스, 임대아파트가 주류지만 리조트 호텔, 민간 양로원, 물류창고 등 종류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리츠펀드의 장점은 언제든 은행이나 자산운용사에서 쉽게 가입하거나 환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리츠는 수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도 상대적으로 높다.
○중장기 투자해야 수익률 높아져
국내에선 지난해 16개(자산규모 1조930억원) 리츠가 국토교통부의 영업인가를 받아 지난해 말 기준 총 80개 리츠(12조원)가 운용되고 있다. 이 중 상장된 것이 8개(2000억원)에 불과하다.
해외리츠펀드의 경우 한 개 혹은 복수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들을 다시 여러 개 펀드에 편입시킬 수 있다. 미국의 임대주택(맨션)과 일본의 오피스, 싱가포르의 쇼핑몰에 고루 투자하는 식이다. 현재 국내 주요 자산운영사들이 대부분 해외리츠펀드 상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손실이 커지면서 투자규모가 많이 줄었다. 세계 주요 부동산에 고루 투자하는 글로벌리츠와 아시아, 일본 등 특정 지역에만 투자하는 상품 등 약 15개, 4000억~5000억원 규모가 대표 상품이다.
국내는 상장된 리츠가 적어 국내에 투자하는 리츠펀드가 전무한 데다 오피스 시장도 썩 좋진 않다. 김 매니저는 세계적 금융투자사인 존스랑라살이 작년 9월 말 분석한 글로벌 오피스 빌딩 임대료 추이를 인용하며 “서울과 파리는 아직도 임대료가 하락하는 도시”라고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빌딩 등 특정한 부동산 실물에 투자할 땐 유동인구가 많고 임대료가 잘 나올 만한 지역경제권에 자리잡았는지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리츠펀드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이나 경제성장률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조언했다. 리츠펀드는 최소 3~4년 투자해야 부동산 자체의 본질(내재가치)에 걸맞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해외 주요 부동산 시장은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완만히 상승하는 회복기여서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