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의 나라 쿠바…카리브 해의 낭만 한 모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담뱃잎을 건조하는 공간인 보이오의 눈망울이 예쁜 소녀](https://img.hankyung.com/photo/201401/AA.8292830.1.jpg)
시가를 물면 생겨나는 미학적 아름다움
시가와 관련한 가장 강력한 이미지를 전달한 두 사람은 체 게바라와 윈스턴 처칠이다. 체 게바라가 시가를 손에 들면 그의 눈빛은 더 우수에 깃든 듯 보였고 그의 남성적 매력은 배가됐다. 처칠은 또 어떤가. 시가를 질겅이며 사색하거나 무언가를 끄적이는 사진 속 모습은 고뇌에 가득 찬 지성의 아이콘처럼 여겨졌다.
체 게바라, 처칠, 그리고 많은 시가 애호가들이 열망하는 시가는 바로 쿠바산이다. 쿠바의 시가가 유명한 까닭은 시가의 맛을 결정하는 쿠바만의 고유한 블렌딩 기술도 한몫하지만, 최고의 담뱃잎을 생산하는 쿠바 서북쪽의 비옥한 토양과 자연 환경 때문이다.
고요한 태고의 자연, 비날레스
![비날레스의 자연](https://img.hankyung.com/photo/201401/AA.8292789.1.jpg)
누군가는 에덴동산을 보려면 비날레스로 가야 한다고 했다. 소달구지를 대중교통처럼 이용하는 주민들은 낯선 얼굴의 여행자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힘껏 손을 흔들어준다.
산과 계곡, 동굴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자연경관은 1999년 쿠바 정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모고테라는 지형 때문이다. 비날레스는 약 1억년 전 바다의 석회암 지대가 융기해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인데 물에 약한 석회암 지대가 침식된 후 단단한 지반만 남아 섬처럼 우뚝 선 언덕이 모고테다. 우뚝 솟은 모고테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담배밭의 풍경을 가르며 ‘엘 니뇨’라는 사람의 담배농장을 향해 달렸다.
따뜻한 공간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시가
엘 니뇨는 비날레스에서 유명한 베게로(담배 재배자를 일컫는 쿠바식 명칭)다. 그의 농장으로 시가를 사랑하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온 덕에 쿠바 정부는 그의 집에 국영 레스토랑까지 차렸을 정도다.
![시가 장인이 프란시스코가 쿠바 시가를 만드는 장면](https://img.hankyung.com/photo/201401/01.8302649.1.jpg)
![시가를 피우는 체 게바라](https://img.hankyung.com/photo/201401/AA.8292797.1.jpg)
비옥한 토양과 따뜻한 사람들의 정겨운 손길에서 배어난 향은 체 게바라의 고된 혁명의 삶을, 수많은 사람들의 고뇌를 위로해왔다. 시간이 느긋하게 흐르는 비날레스에서 여행자가 받은 위로는 시가 연기를 타고 세상 구석구석으로 전해진다.
![시가의 나라 쿠바…카리브 해의 낭만 한 모금](https://img.hankyung.com/photo/201401/AA.8301728.1.jpg)
쿠바로 가는 방법은 멕시코 칸쿤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바나로 입국하는 게 일반적이다. 쿠바의 공용어는 스페인어. 화폐는 페소를 사용한다. 조각상이 그려진 CUC(세우세·외국인 전용 화폐)와 인물이 그려진 MN(모네다 나시오날·내국인 전용 화폐)이 있다. 1CUC=25MN으로 환율 차이가 크다. 캐나다달러나 유로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아바나에서 비날레스까지의 버스 요금과 택시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버스를 탈 경우 두 배 가까이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택시를 불러 흥정하는 편이 낫다. 동행인이 많을 경우 택시가 훨씬 유리하다. 여행 일정이 넉넉하지 않다면 쿠바 현지 여행사를 통해 1일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비날레스(쿠바) =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