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국 확산 '초비상'…설 앞두고 긴급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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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충청에 '12시간 이동중지 명령'
철새떼 이동으로 옮겨…전문가들 "실효성 없다"
48시간짜리도 못막아…'보여주기식 대책' 비판도
철새떼 이동으로 옮겨…전문가들 "실효성 없다"
48시간짜리도 못막아…'보여주기식 대책' 비판도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11일째인 26일까지 살처분 대상인 닭과 오리는 전국 42개 농장에서 233만마리에 달한다. 살처분 보상금만 230억~2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날 53만마리, 보상액수 50여억원에서 하루 만에 크게 늘었다. 충남 부여·천안, 전남 해남·나주·영암, 전북 부안에서 추가 AI 의심 신고가 한꺼번에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 중 부여와 해남 두 곳은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전국 확산 우려가 사실상 현실화된 셈이다.
방역당국이 27일 오전 6시부터 경기와 충청(대전·세종 포함)에 일시 이동제한(스탠드스틸·standstill) 조치를 확대 발동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서다. 당초 방역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스탠드스틸 조치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반대했다. 하지만 정부는 26일 밤 늦게 긴급회의를 열고 경기도와 충남·북도 지역에 한해 스탠드스틸 조치를 발동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48시간 동안 호남·광주지역에 스탠드스틸 조치를 내린 지 1주일 만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충청지역에선 12시간 동안 축산 관계자와 차량, 가축 등의 이동이 금지된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이동이 많은 설을 앞두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AI 확산을 막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AI 확산이 가금류나 사람의 이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철새의 이동 때문으로 분석된다는 점에서다. 아무리 사람과 차량의 발을 묶어 놓아도 이번 AI 발병원으로 추정되는 철새의 이동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도 “스탠드스틸 조치는 축산농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시인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보여주기식 대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가축질병 전문가들은 발생 열흘째였던 지난 주말을 AI가 확산하느냐, 주춤해지느냐의 기로로 봤다. AI의 잠복기는 7~21일. 예전 사례로 봤을 때 발생 열흘쯤에 신고가 속출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건 모두 네 차례. 이 중 최장기 지속 기간은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39일간이었다.
이번 AI도 2010~2011년처럼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이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에만 6곳의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지역 확산 시점도 2010년과 비슷하다. 이날 화성 인근 시화호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다. 전북도의 한 방역 전문가는 “전북뿐만 아니라 충남과 전남까지 퍼지면서 여름까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조치를 취하곤 있지만 여전히 방역에 ‘구멍’이 많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열린 가축방역협의회에서 축사 지붕은 소독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방역 미비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방역당국이 27일 오전 6시부터 경기와 충청(대전·세종 포함)에 일시 이동제한(스탠드스틸·standstill) 조치를 확대 발동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서다. 당초 방역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스탠드스틸 조치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반대했다. 하지만 정부는 26일 밤 늦게 긴급회의를 열고 경기도와 충남·북도 지역에 한해 스탠드스틸 조치를 발동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48시간 동안 호남·광주지역에 스탠드스틸 조치를 내린 지 1주일 만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충청지역에선 12시간 동안 축산 관계자와 차량, 가축 등의 이동이 금지된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이동이 많은 설을 앞두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AI 확산을 막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AI 확산이 가금류나 사람의 이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철새의 이동 때문으로 분석된다는 점에서다. 아무리 사람과 차량의 발을 묶어 놓아도 이번 AI 발병원으로 추정되는 철새의 이동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도 “스탠드스틸 조치는 축산농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시인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보여주기식 대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가축질병 전문가들은 발생 열흘째였던 지난 주말을 AI가 확산하느냐, 주춤해지느냐의 기로로 봤다. AI의 잠복기는 7~21일. 예전 사례로 봤을 때 발생 열흘쯤에 신고가 속출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건 모두 네 차례. 이 중 최장기 지속 기간은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39일간이었다.
이번 AI도 2010~2011년처럼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이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에만 6곳의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지역 확산 시점도 2010년과 비슷하다. 이날 화성 인근 시화호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다. 전북도의 한 방역 전문가는 “전북뿐만 아니라 충남과 전남까지 퍼지면서 여름까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조치를 취하곤 있지만 여전히 방역에 ‘구멍’이 많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열린 가축방역협의회에서 축사 지붕은 소독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방역 미비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