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로보틱스 주상완 대표가 직원에게 서보프레스 베어링 압입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C&M로보틱스 주상완 대표가 직원에게 서보프레스 베어링 압입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NF쏘나타가 나오기 이전이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산차의 부품조립 품질은 낙후돼 있었죠. 그때부터 도요타, 현대파워텍, 만도 등 국내외 유수 기업에 우리 제품을 납품해 성과도 인정받았어요."

지난 24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만난 C&M로보틱스의 주상완 대표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센터마스터(자동중심보정기기), 서보프레스 등 정밀기계부품의 압입(부품 끼워 맞추는 것) 장비를 만드는 전문기술을 보유한 이 업체는 금속부품 조립분야 만큼은 국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발전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당당히 뽑혔다.

2000년 설립된 이 업체는 자동차의 엔진이나 변속기 내부의 베이링과 축을 조립할 때 쓰는 압입 장비들을 만들어 도요타, 히타치 등 해외 유수 기업들에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2001년 세계 최초로 압입용 센터마스터를 개발했으며 이듬해엔 국내 최초로 서보프레스를 내놨다.

센터마스터와 서보프레스는 각종 정밀 부품을 조립할 때 부품 간의 중심 위치와 각도오차를 보정해주는 기기다. 이들 장비를 쓰면 조립 부품의 불량률을 줄이고 압입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부품과 부품의 조립 공정을 갖춘 자동차 부품생산라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납품 초기엔 도요타 등 일본 제조사들이 당신네들 장비 도입해서 부품조립에 문제 생기면 책임질 수 있냐고 따졌는데, 직접 생산라인에 써보더니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만족스러워 했죠."

주 대표는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도 피스톤 부품의 조립 불량이면 압축이 안돼 갑자기 시동이 꺼져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압입 장비들이 좋아지면서 자동차 조립 품질도 나아졌다"고 강조했다.

C&M로보틱스는 작년 9월부터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하 한일재단)의 기술지도 사업에 참여해 일본의 선진 기술을 자사 제조방식에 적용하고 있다. 기술고문으로 미와 아키히데 씨와 기요하라 히로시 씨 등 일본 퇴직 기술자로부터 자문을 얻고 있다. 미와 씨는 비접촉식 거리(위치) 센서 관련 기술자문을 맡았으며, 기요하라 씨는 로봇제어기기 소프트웨어 제어 관련 자문을 해줬다.

△센터마스터 사진. 부품조립 시 중심위치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기기
△센터마스터 사진. 부품조립 시 중심위치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기기
주 대표는 "기술고문들이 작업 과정에서 힌트를 던져주면 우리가 설계 등 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며 "일본의 선진 기술을 토대로 신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퇴직 기술은 2년 전 이 회사가 채용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에게도 유용한 산업 현장 교육이 됐다. 주 대표는 "고졸 학생들을 1년 간 트레이닝 시켜보니 대졸자보다 산업 현장에서의 적응력이 훨씬 빠르다"면서 "기술고문들이 젊은 직원들의 기술 교육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C&M로보틱스는 최근 영업 분야의 인력을 보강했다. 지난해 영업력이 떨어져 기대 이상의 매출을 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0억원을 잡았다. 매년 매출의 5~7%는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 대표는 "꾸준히 매출을 늘리려면 기술만 갖고 있어선 안된다"며 "좋은 기술을 협업할 수 있는 같은 업종의 일본 기업과의 교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일재단이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술지도 유치사업은 일본 퇴직 기술자들에게 기술 지도를 받는 사업이다. 한일재단은 일본 기업 연수로 기술을 체득하게 하는 기업연수사업과 개발된 제품에 대해 일본기업과 거래를 돕는 비즈니스 매칭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